축구천재 우정환 선생 기념비 이전해야
축구천재 우정환 선생 기념비 이전해야
  • 임명진
  • 승인 2012.08.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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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공설운동장 매각 맞물려 이전 목소리 제기
진주가 배출한 천재축구인 우정환 선생(본보 27일자 12면 보도)의 기념비를 이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같은 지적은 진주시가 공설운동장 주변 부지 매각을 추진하는 상황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선생의 기념비는 현재 진주공설운동장 3번 출구 인근에 세워져 있다. 하지만 해당 장소는 지금 오가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뜸한 곳으로 간혹 길 가는 시민들도 기념비에 대해 알아보지 못하는 무관심 속에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때문에 현재의 장소는 한 시대를 풍미한 진주축구의 기라성 같은 인물을 기리는 장소로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선생의 기념비는 국내최초로 체육인의 업적을 기린 기념비라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의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우정환 선생은 지난 1948년 런던올림픽 축구국가대표로 참가, 한국축구 최초의 올림픽 8강 진출을 견인한 진주가 낳은 축구인이다.

진주농고(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보성전문(현 고려대학교)을 거쳐 당시 국내 축구계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타고난 공격수로 이름을 떨쳤다.

진주농고 재학 시절엔 모교를 늘 우승으로 이끈 주역으로 진농 축구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을 뿐만 아니라 진주가 축구의 고장으로 명성을 떨치는 시발점이 됐다.

하지만 ‘천재요절’이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선생은 1953년 39세의 한창 나이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를 아는 지역 축구인 들은 혜성같이 왔다가 혜성같이 사라진 축구계의 별, 이후 한 세대가 지나 서독에서 활약한 차범근보다 한수 높은 평가를 내릴 정도로 불세출의 공격 선수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선생이 타계한 지 30여 년 만인 1981년 진주축구동우회, 진농 동창회, 고려대학교 교우회가 합심해 신화로만 남아 있던 그의 축구 업적을 기리는 기념비를 건립했다. 비문은 시인 파성 설창수씨가 썼다.

시민 김모(48)씨는 “진주가 축구로 유명한 것은 알았는데, 이런 분이 계셨기에 명성을 얻게 됐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집 근처 공설운동장 주변에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는데 너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곳이라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특히 진주시가 공설운동장 부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선생의 기념비를 그 상징성에 맞게 새로이 조성한 진주종합경기장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민 이모(57)씨는 “역사적인 축구인을 기리는 기념비라면 지금의 위치보다는 차라리 새로 조성한 진주 체육의 상징인 종합경기장으로 옮기는 편이 낫다고 본다. 그곳에는 도민프로팀인 경남FC의 경기도 열리고 진주체육의 상징인 만큼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전 진주시체육회 고봉우 사무국장은 “기념비를 세울 당시에는 진주체육의 상징인 공설운동장 부근이 가장 적합한 장소였다. 선생의 기념비는 개인의 업적을 기리는 스포츠 기념비로서는 대한민국 효시였고 당시 고려대학교 축구부도 제막식에 참석해 선생의 뜻을 기렸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70여 년 전 축구공 하나로 진주를 넘어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당대를 풍미한 진주 축구인 우정환 선생. 그 업적을 기리는 기념비도 이제 세월이 흘러 서서히 비문의 글자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희미해져 가고 있다.

사진설명=우정환 선생 기념비가 진주공설운동장 3번 출구 인근에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태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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