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동·K-water 사천권관리단 수도운영팀장
최근 지자체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물가안정에 기여한 개인서비스 업소를 대상으로 ‘착한 가격 모범업소’를 지정했다고 한다. 국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공요금 중 착한 가격이라는 타이틀에 가장 어울리는 요금은 단연 광역상수도 요금이다. 무려 8년째 요금이 오르지 않았으니 말이다.
우선 우리의 1인당 물 사용량은 유럽보다 무려 3배가 많다. 수돗물 값은 인구밀도나 취수환경에 따라 지자체별로 차이가 있으나 평균적으로 유럽의 1/5수준이다. 가계부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2%에 불과하다. 이런 연유로 과도한 물 낭비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원가에 못 미치는 요금으로 공급되는 수돗물을 사용하면 할수록 수도사업자의 적자규모가 커져 결국 시민들의 세금부담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시설개선 투자는 고사하고 운영비조차 수도요금으로 충당치 못하는 수도사업자가 허다하여 적기에 시설개선을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 결과 관로사고로 인한 용수공급 중단으로 시민이 불편을 겪는 일이 점점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누수량도 증가해 지난 10년간(1999~2009년) 국내 전 지역의 노후된 수도관에서 새어나간 수돗물이 총 84억t이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모두 5조9000억원(수돗물 생산원가 기준)이나 된다.
국민의 물가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통제된 수도요금이 결과적으로는 수돗물 낭비와 수도시설 유지보수에 악영향을 끼쳐 국민들의 세금부담으로 이어지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발생했다. 이런 왜곡된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물가관리 측면뿐만 아니라 물의 과소비 방지와 시설유지 등 종합적인 측면을 고려한 수도요금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야만 물이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더 좋은 서비스로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문준동·K-water 사천권관리단 수도운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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