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휴대전화 보조금은 높은 출고가 탓"
이통사 "휴대전화 보조금은 높은 출고가 탓"
  • 연합뉴스
  • 승인 2012.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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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스마트폰만 출시…통신비 가중"

 이동통신사들은 보조금 경쟁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휴대전화의 높은 출고가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출고가가 100만원에 육박하는 최신 스마트폰을 소비자에게 보급하려면 보조금을 투입해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출고가가 99만원이 넘는 옵티머스G와 베가R3는 이통사의 유통망에서 80만∼85만원선에서 팔린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선 레이스와 국정감사로 요금인하와 보조금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이통사들도 "지나치게 높은 단말기 출고가가 문제"라며 항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통사 "통신비 상승, 실적 하락 원인은 단말기 출고가" = 이통사 측은 "소비자가 생각하는 적정 단말기 가격에 비해 출고가가 너무 비싸서 불가피하게 보조금을 투입한다"고 설명한다.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왜 우리나라 통신사는 보조금을 많이 쓸까. 제조사가 내놓는 휴대전화 출고가와 소비자가 지불하는 구매가의 차이가 큰 시장 구조 때문에 보조금을 안 쓸 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이통사의 고위 관계자는 "단말기가 고가의 스마트폰 위주로 출시되다 보니 가입자들은 이통사를 정할 때 단말기를 가장 싸게 제공하는 곳을 따지게 된다"며 "이 때문에 이통사들이 보조금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통사는 단말기 가격이 내려가면 보조금 경쟁도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높은 출고가는 궁극적으로 이통사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요금인하 여력을 줄이는 요인이라고 강조한다.

 올해 이통사와 제조사의 실적이 극명한 대조를 이룬 것이 근거다. 이통 3사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이 일제히 대폭 하락하는 사상 최악의 성적을 냈다. 롱텀에볼루션(LTE) 망 투자비와 함께 보조금 등 마케팅비 지출이 컸던 게 원인이다.

 반면 국내 1위 휴대전화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호황에 힘입어 지난 2분기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보조금 대란'이 있었던 3분기 이통사의 실적은 더욱 주저앉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은 갤럭시S3의 인기에 힘입어 전문가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이통사는 보조금 경쟁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빠져나올 수가 없는 상황이다. 3사 중 한 이통사가 보조금 규모를 늘리면 다른 사업자들은 영락없이 가입자를 빼앗기기 때문에 보조금으로 맞대응해야 한다.

 ◇"'출고가 굴레'는 이통사 스스로 옭아맨 것" 비판 = 제조사와 시민단체는 "보조금 시스템은 이통사가 스스로 만든 것"이라며 이통사의 항변이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특히 제조사들은 "출고가는 제조사가 독단으로 정하는 게 아니라 이통사와 협의해 정한다"고 반박한다.

 제조사 관계자는 "이통사는 출고가에 유통망 마진이 붙기를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휴대전화를 파는 대리점 업주들이 시장을 떠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출고가 마진에는 이통사의 보조금 뿐 아니라 제조사가 유통망에 제공하는 장려금도 포함되는데, 이통사 입장에서 제조사가 장려금을 줄이고 출고가를 낮추는 것을 환영할 리 없다고 제조사 측은 주장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출고가 형성에 이통사가 관여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공정위는 지난 3월 "이통 3사는 단말기 출고가를 공급가보다 높게 책정한 뒤 그 차액을 보조금인 것처럼 지급했으며, 제조 3사(삼성·LG·팬택)도 통신사에 높은 출고가를 제안했다"고 결론 내리고 6개 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참여연대도 이런 출고가 책정 과정이 소비자를 기만한다며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그러나 이통사 측은 "출고가 협상에서 이통사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되도록 낮게 책정하고 보조금을 적게 투입하려고 했을 것"이라며 "출고가가 지나치게 높은 것은 제조사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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