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선생님'은 영원히 사라졌나?
'호랑이 선생님'은 영원히 사라졌나?
  • 김상홍
  • 승인 2012.11.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상홍 기자
“아무리 철이 없더라도 이럴 수는 없는 거 아냐. 학교 교육이 거꾸로 가고 교권이 무너지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합천에서 40여 년 가까이 교직에 몸 담은 원로 선생님의 장탄식이 쏟아져 나온다.

최근 합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와 초등학생이 서로 폭행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와 논란이 됐다. 지난 1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교권추락 실태’라는 제목으로 30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교사와 여학생이 서로 얼굴에 뺨을 때리고 욕설하는 모습과 옆에 있는 남학생들은 서로 웃고 장난치고 있는 모습이 담겨져 있다. 또 지난 5월에는 충북 한 중학교에서 여학생들이 선생님의 실수를 지적하며 무릎을 꿇리고 잘못을 빌게 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대놓고 책상에 엎드려 자더라도 깨우면 학생이 교사에게 해코지할까 두렵다는 일선 교사의 이야기도 들린다. 또 일부 학생들은 교사들의 관심을 간섭이라 여기며 아예 선생님을 무시하거나 투쟁의 대상으로 삼는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이웃나라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 교육현장의 현실이다. 이처럼 교권 추락 내지 붕괴는 교육이 국가의 백년대계임을 전제할 때 매우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교실에서 수업이 제대로 된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할 것이다.

교사에 대한 폭행과 폭언은 그만큼 교권이 추락했기 때문이다. 그 책임은 일차적으로 학교에 있고 학부모와 방관하는 교육당국도 책임이 크다. 예전에 부모님들은 “학교 가서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라고 가정교육을 하였지만 지금은 그렇게 말하는 부모들은 찾기 어려울 정도다. 교권이 바로서야 공교육이 살아나고 교육자가 존경받아야 그 사회는 희망이 있다.

30여 년 전 방영됐던 TV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에 출연했던 조경환 씨가 새삼 떠오른다. 지난 10월 지병으로 탤런트 조경환 씨가 우리들 곁을 떠났다. TV드라마를 통해 안방극장을 수놓았던 인기탤런트 조씨의 별세를 교육계는 매우 애석해 한다. 그가 생전에 우리나라 최초의 학교드라마인 ‘호랑이 선생님’의 주인공인 담임선생님 역할을 맡아 출연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초등학교에서 펼쳐지는 담임선생님과 학생들의 아름다운 사연을 주제로 1981년부터 1987년까지 7년 동안 방영됐다. 시간은 흘렀지만 ‘호랑이 선생님’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는 것은 바로 교사의 학생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드라마 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호랑이 선생님’ 역을 맡은 고(故) 조경환씨는 시청자 곁을 떠났지만 우리들 기억 속의 ‘호랑이 선생님’ 은 영원히 사라졌는지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