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용인기자
최근 급식종사원과 돌봄·사서·스포츠 강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조는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한 단체교섭마저 성사되지 못한데 대한 간곡함을 표현하기 위해 도내 954개 학교 중에서 초등학교 71개교, 중학교 32개교, 고등학교 25개 등 128개 학교의 급식 관계자 753여명을 비롯해 상당수 조합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도교육청 앞에서 실력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지난달 말부터 파업을 위한 수순으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가진 찬반투표에서 92.6%의 찬성 의사를 가지고 1차 파업을 결행했고 여의치 않을 경우 2차 파업도 결행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로 인해 도내 초등 60개교와 중등 23개교, 고교 23개교 등 106개 학교 8만여명의 학생 급식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관계당국에서는 예정된 파업에 맞춰 학교별 급식 식단축소와 함께 대체인력 투입준비, 학생들에게 급식 대용품을 제공하는 방안이 마련돼 시달되기 했다. 이러한 문제가 야기되기까지는 교육당국과 학교 비정규직 노조가 단체교섭을 통한 처우를 개선하려는 과제에 대한 교섭권자 지정의 불명확성 등의 요건 불충분으로 성사되지 못한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지난 8월 24일 노동위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경남을 비롯해 전국 9개 시·도교육청이 20년 이상 학교장이 채용공고를 통해 계약을 체결하고 지시·명령을 가지는 고유권한 행사에 교육감이 교섭권한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해 법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 과정에 학교 비정규직 노조가 1차 경고성 파업을 결행했지만 일각에서는 학생을 볼모로 하는 파업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20년이 지나도 저임금에 허덕이는 불평등과 고용불안이겠지만 결국에는 일을 많이 해도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구조의 모순이 가장 큰 이유다. 인정받는 사회의 성숙이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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