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사 보선 초강수 공약 유권자 '혼란'
경남지사 보선 초강수 공약 유권자 '혼란'
  • 이홍구
  • 승인 2012.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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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 후보 "창원시 재분리"·홍후보 '도청이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가 특정 후보들의 초강수 공약으로 요동치고 있다.

특히 선거를 목전에 두고 야권의 후보 단일화조차 마무리되지 않아 ‘깜깜이 선거판’, ‘정책대결 실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상천외의 공약대결에 표심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선거의 최대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남지사 보선에 나선 무소속 권영길 후보는 20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회견을 열고 “한나라당 소속 집권세력과 시장, 시의원들이 졸속으로 3개 시를 통합했다”며 “지사로 당선되면 통합된 창원시를 옛 창원·마산·진해 등 3개 시로 다시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권 후보가 제시한 마창진 정상화 로드맵에 따르면 보궐선거 직후부터 분리 논의를 시작해 주민투표를 거쳐 국회에 마·창·진 분리입법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2014년 지방선거 전 분리를 마무리하고 지방선거에선 3명의 시장을 따로 뽑는다는 것.

이와 함께 2013년초 마산·창원·진해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협의회 구성, 창원시의회 발의로 주민투표법 발의, 마산·진해 발전을 위한 5개년 계획 수립방안 등을 함께 내놓았다.

권 후보는 “졸속 통합과정에서 주민투표가 생략됐기 때문에 이제 분리에 대한 찬반투표를 시행해 마·창·진 주민들의 뜻을 물어야 한다”며 “도지사가 되어 마·창·진 분리에 대한 주민투표를 거치게 되면 19대 국회가 법으로 이를 뒷받침해 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둔 올해가 마·창·진을 분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지금 때를 놓친다면 시청사 입지문제로 대표되는 마·창·진 갈등은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며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의 이전투구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가 도청이전을 통해 통합시 갈등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면 권 후보는 아예 통합시를 다시 분리하자는 공약으로 홍 후보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권 후보의 마·창·진 분리공약이 마산·창원·진해지역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파고들 수 있을지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마·창·진 통합 이후 시의회를 비롯한 각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실현가능성 여부를 떠나 상당한 폭발력을 가진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통합창원시의회가 찬성 33표, 반대 22표로 통합시 분리안을 의결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권 후보의 공약이 봉합되어 가는 지역갈등을 부추겨 마산·창원·진해 세 지역이 돌이킬 수 없는 불신의 강을 건널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마산으로 도청을 옮기겠다는 공약을 한 홍준표 후보의 경우 현 도청부지 매각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홍 후보는 도민과 의회 등을 통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도청이 매각되면 1조5000억원가량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시할 뿐 매각방법과 대상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도청이전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선거가 종반으로 진행될수록 이 문제가 홍 후보의 양날의 칼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도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일을 불과 30여일 남겨 두고 여야 후보진영도 짜지지 않아 경남발전을 위한 차분한 정책대결은 실종된 상황”이라며 “지르고 보자는 식의 충격요법과도 같은 초강수 공약은 선거가 끝난 후에도 지역갈등과 반복을 확대 재생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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