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철 (취재1부장)
산업용 소매 공급 비용도 서울과 지역 간에 차이가 많이 난다. 서울이 19.73원으로 가장 저렴한데 비해 창원은 76.26원, 진주는 115.18원 등을 내고 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오영식(민주통합당) 의원이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서울과의 소득 격차를 고려해볼 때, 지역의 중소도시에 사는 서민들은 도시가스 요금을 더 싸게 공급받아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서울보다 훨씬 비싼 요금을 냄으로써 수도권과 지역간의 소득 양극화만 심화되고 있다. 이는 도시가스회사가 투자비 규모, 판매량 등에 따라 가격을 결정하고 해당 자치단체장 승인을 받는데, 근본적으로 소규모 도시로 갈수록 도시가스 공급량이 적기 때문이다.
가격편차도 편차지만 같은 진주지역에서도 도시가스를 공급 받으려고 해도 받을 수 없는 곳이 많다. 진주지역 도시 가스 보급률은 2011년 기준 공동주택 69.6%, 단독주택 27.3%로 평균 50.3%이며, 수혜가구는 6만4741가구에 불과하다. 매년 4%가량 늘어나지만 배관 연결 등의 수월성과 이윤 창출 등을 이유로 공동주택 위주로 공급하다보니 단독주택 보급률은 저조하다.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하루빨리 도시가스가 보급되지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으며, 관련 민원 또한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급을 위한 시행사의 중·장기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세부적 시행 기준 마련을 위한 진주시 규칙도 제정되지 못해 조기 시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특정 지역부터 보조금 지원으로 타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 공급수요 촉발로 이어질 경우 단기투자 압박에 따른 사업자의 수지 악화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지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여기에다 향후 거창, 함양 등의 군지역 확대보급 등으로 진주지역에 대한 투자 범위와 구체적인 수익성 분석이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LNG연료의 공급비용 단가가 전국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LPG업계에서도 조례 시행 시기를 늦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조기 공급은 녹록치 않다.
시 관계자는 “에너지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해결하기도 힘든데, 지자체에서 얼마만큼의 예산을 투입해야 할지 예측이 상당히 힘들어 조기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말은 도시가스 조기 공급이 현실상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때문에 조기 시행에 따른 혼선과 지자체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단독주택 보급률이 50% 가량 되는 시점에서 시행하는 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서민 생활에 직결되는 민생 연료인 도시가스는 공공성을 띤 만큼 정부차원에서 보조금 지급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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