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이 '만사'냐
'용역'이 '만사'냐
  • 한용
  • 승인 2012.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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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 기자
새로운 제도를 만들거나 고치려 할 때, 어떤 사업을 새롭게 벌이려 할 때 행정은 종종 전문가 집단에게 ‘용역’을 의뢰한다. 이처럼 용역 의뢰는 해당 사업이나 제도가 타당성이 있는지, 돈은 얼마만큼이나 투입되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전문가의 견해를 묻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용역보고서가 제도개선이나 새로운 사업을 제대로 실행키 위해서 해야 하는 원취지와 달리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한 ‘면피용’이나 억지 춘향을 위한 ‘절차’쯤으로 치부되고 있으니 각성해야 할 일이다.

실제 김해시가 기존 3개사의 청소대행사를 5개사로 늘리기 위한 용역보고서가 오히려 제도개선을 가로막는 부메랑이 되었음을 우리는 잘 안다. 지역실정을 간파한 용역보고서가 아닌 서울 종로구의 용역결과를 수치만 바꿔 논 졸속보고서이기에 하는 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김해시의회 하선영 의원 등은 김해시가 부풀려진 운송원가를 토대로 시내버스 업체에 과도한 보조금을 지원했다고 주장하면서 ‘퍼주기’ 논란을 제기했다. 민주버스노조 가야IBS지회도 소속회사가 보조금을 부풀려 횡령을 일삼았다며 창원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김해시가 지급한 보조금은 가야IBS 등 김해지역 버스 3사에 대한 ‘시내버스 수입금 및 운송원가 분석연구 용역보고서’를 기준으로 산정한 것이다. 문제는 이 보고서를 만든 외부 전문기관은 버스회사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라는데 있다.

2010년 2월분 순환버스 수익금 현황을 보면 24번 버스는 매일 11대가 운행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당시 24번은 1대였으며 현재는 3대가 운행한다. 또 24번 버스의 그해 2월 한 달 수익금은 751만5210원이다. 57번도 같은 751만5210원이다. 엉터리다. 98번 좌석버스도 문제 있다. 2008년10월부터 2009년 9월까지 1년 동안 현금수입은 1460만원이다. 카드수입은 1억1454만7740원이다. 1만원 단위로 산정된 현금수익, 이해가 안 된다. 그 외에도 김해시가 2010년 시내버스 재정지원을 할 때 2009년 정산 미지급금 15억1044만과 함께 48억7073만9309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비수익 노선이라고 회사 측의 주장에 실제 일부노선은 수익이 난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김해시는 5000만원을 들여 다시 용역을 하려 한다. ‘용역’이 ‘만사’가 아니다. 시는 이제 버스 3사에 대한 전사적인 회계감사를 벌이고, 이를 토대로 용역을 의뢰해야 한다. ‘터진 독에 물 붓기’, 이제 잠시 멈추고 온전한 독을 만든 연후에나 물을 붓든지 술을 담든지 해야 할 것이기에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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