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님! 저를 미국으로 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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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 승인 2013.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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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장애 러시아 고아 푸틴에 미국 입양 허가 호소 편지
러시아가 미국인의 러시아 아이 입양을 금지하는 법을 채택하면서 미국행이 좌절된 러시아 지방의 한 장애인 고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미국으로 갈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는 간절한 호소가 담긴 편지를 써 파문이 일고 있다.

10일 현지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비(모스크바의 메아리)’ 등에 따르면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도시 첼랴빈스크의 한 고아원에 사는 14세의 막심 카르고폴체프는 편지에서 7살 때부터 교류해온 미국인 부모들을 전적으로 믿는다며 제발 입양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막심은 선천적 질병으로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를 입양하려는 미국인들은 이미 여러 차례 러시아를 다녀갔으며 막심도 미국으로 가 미래의 양부모 가정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미국인들은 지난해 막심을 입양하겠다는 서류를 공식적으로 제출하고 수속을 밟아왔지만, 러시아가 지난해 말 미국인 입양 금지법을 채택하면서 앞길이 막막해졌다.

첼랴빈스크주(州) 인권특사 마르가리타 파블로바도 어린 소년과 그를 간절히 원하는 미국인 부모들을 떼어놓아선 안 된다며 막심을 지지하고 나섰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막심의 호소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작다. 일부에서 장애인 어린이라도 입양을 허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러시아 정부는 법 개정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러시아 정부는 9일 미국과의 입양 협정을 완전히 파기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논평을 통해 “1월 1일자로 미국 측에 입양 협정 효력의 일시 중지가 아닌 파기를 알리는 외교문서를 전달했다”고 밝히면서 “협정은 완전히 파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미국이 2011년 7월 체결한 입양 협정은 지난해 11월 발효했었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 미국이 러시아인 인권변호사 세르게이 마그니츠키 피살 사건에 연관된 러시아 인사들에 제재를 가하는 ‘마그니츠키법’을 통과시킨 데 대한 보복으로 미국인의 러시아 아이 입양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대미(對美) 인권법을 채택했다. 지난달 28일 푸틴 대통령이 최종 서명한 이 법은 관보 게재 절차를 거쳐 새해 첫날 발효했다.

러시아는 입양 금지 조치를 취한 이유로 최근 20년 사이 미국으로 입양된 러시아 아이 19명이 목숨을 잃은 사실을 지적하며 러시아 아이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 갈등에 죄없는 아이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국내외의 비판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러시아 야권은 오는 13일 모스크바 시내에서 입양 금지법 채택을 규탄하는 대규모 가두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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