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인질극의 핏빛 결말은 '예견된 일'
알제리 인질극의 핏빛 결말은 '예견된 일'
  • 연합뉴스
  • 승인 2013.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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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정부, 1990년대부터 이슬람 무장세력 강경 진압
알제리 가스생산시설에서 벌어진 인질극은 수십 명의 인질과 역시 수십 명의 납치범들이 목숨을 잃은 채 사실상 종결됐다.

 중동 전문가들은 물론 많은 알제리인들도 이같은 핏빛 결말을 ‘예견된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20일 AFP통신과 가디언 등 유럽 언론들에 따르면 정권을 위협하는 무장세력을 강경 진압한다는 알제리 정부의 기조는 1990년대부터 이어진다.

 ‘암흑의 10년’으로도 불리는 당시 알제리 내전 기간에는 20만 명 가량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현 정권의 핵심 기반인 군부는 무장세력과의 타협도 없고 무장세력의 항복도 받지 않는다는 극단적이기까지 한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알제리 정부가 이번 사건을 처리한 모든 과정은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단편적으로 알려진 사건 당시 상황들은 알제리의 강경한, 혹은 무자비한 태도를 여실히 보였다.

 인질극 초기인 지난 17일 무장세력들이 인질들을 버스에 태워 옮기려 했을 때 알제리 군의 공격용 헬리콥터와 특수부대원들은 인질과 무장대원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 사격으로 맞섰다.

 이후 인아메나스 가스 시설을 수색해 직원들을 구출하고 인질을 ‘인간 방패’로 삼아 기계실에 숨어 있던 무장세력을 소탕하기까지 과정에서도 알제리 군은 협상을 고려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인아메나스 가스 공단 노동자 브라힘 자그다우이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알제리 군의 “무자비한 진압”이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알제리 특수부대 지휘관들이 과거 러시아에서 훈련받았던 점을 이번 일의 배경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러시아는 2002년과 2004년 테러범들의 인질극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인질로 잡혀 있던 이들을 포함해 각각 130명과 331명의 사망자를 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프랑스 대테러부대 지휘관으로 활약했던 샤를 펠레그리니는 프랑스 르 파리지앵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알제리 특수부대의 고위 지휘관들이 “구소련 시기 러시아에서 훈련받은 이들이고, 이런 (알제리 인질극) 상황에서는 항상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제리에는 1개 신속대응사단이 있고, 4개의 공수 연대와 1개의 특수전 연대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작전에 이들 중 어떤 병력이 투입됐는지는 불확실하다.

 1990년대에 이슬람 무장세력 소탕의 전선에 섰던 알제리 특수부대 중에는 ‘닌자 부대’로 불리던 병력도 있었지만 이들은 이미 해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작전에 옛 ‘닌자’ 부대원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또한 명확하지 않다.

 알제리 군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은 이번 작전을 진두 지휘한 이가 알제리 보안군의 부사령관 아르트만 ‘바키르’ 타르타그 장군이고 “1990년대부터 잔인함으로 악명 높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특수부대 ‘사예레트 마트칼’의 지휘관으로 근무했던 한 예비역 장교는 이스라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알제리 군이 “(인질 구출에 대한) 고려 없이 즉각 행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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