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필리버스터' 견제 나선다
美 상원, '필리버스터' 견제 나선다
  • 연합뉴스
  • 승인 2013.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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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당 무제한 의사진행방해 요건 강화
앞으로 미국 연방 상원에서 의석 수가 적은 소수당이 다수당을 견제하고자 무한정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기(필리버스터) 어려울 전망이다.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55석)이 필리버스터 요건을 강화하기로 하고 소수당인 공화당(45석)과 이견을 막판조율하고 있기 때문이다. 늦어도 36시간 안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이 민주당 제안을 거부하면 자당 의원들만으로 강행한다는 입장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24일 미 주요 언론매체에 따르면 민주당 개정안은 △의사진행규칙 개정 의결정족수를 현행 67표에서 51표로 완화해 필리버스터 조항 손질을 쉽게 하고 △필리버스터를 막을 수 있는 의결정족수도 60석에서 51석으로 낮추는 것으로 돼 있다.

또 △의사진행 방해는 본회의장 안에서만 허용하되 30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소수당이 필리버스터를 계속 하려면 전체 100표 중 41표 이상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미 의회의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은 스트롬 서먼드 상원의원이 지난 1957년 민권법 통과에 반대해 전화번호부를 읽어내려가면서 행한 24시간 18분이다.

민주당의 이 같은 방침은 공화당의 필리버스터 행사 시 총기 규제 강화와 이민법 개정 등 버락 오바마 대통령 2기 행정부의 최대 국정과제가 무산될 수 있기 때문으로 의회전문지 더힐은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기 때 건강보험개혁 등 크고 작은 사안을 입법화하는 과정에서 공화당의 의사진행 방해로 무진 애를 먹었다.

리드 원내대표는 작년 말 “공화당이 무려 115차례에 걸친 필리버스터로 법안 처리를 막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일 때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로 질질 끌었음은 물론이다.

미 최대 인터넷신문 허핑턴포스트 등은 지난 2년간 제112대 의회가 통과시킨 법안은 219건으로 111대 의회의 383건, 110대 의회의 460건에 크게 못 미친다면서 ‘일하지 않는 의회(Do-Nothing Congress)’를 재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전국지 유에스에이투데이도 2년 임기가 끝난 112대 의회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가장 비생산적인 의회로 평가했다.

그러나 칼 레빈 등 일부 민주당 상원의원은 다수당의 전횡을 막으려고 도입한 필리버스터는 신성시되는 제도로 하자가 있다고 해서 함부로 바꿔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언제든 상원 소수당이 될 수 있음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리버스터 중지 의결정족수를 60표에서 단순 과반(51표)으로 바꾸는 ‘핵폭탄 옵션(nuclear option)’에 반대하는 민주당 상원의원은 레빈 외에 다이앤 파인스타인 등 서너 명이 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드 원내대표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게 필리버스터 제도를 유지하되 요건을 좀 강화해 효율을 높여보자고 제안한 것도 민주당 내부의 반발과 관련이 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 절차를 개선하되 소수당(공화당)에 법안 수정 기회를 2회 이상 주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전했다.

리드 원내대표는 113대 현(現) 의회 개원 첫날부터 새로운 필리버스터 조항을 적용하기 위해 상원의원들이 새해 처음으로 등원한 지난 2일 이후 폐회를 선언하지 않고 있다. 기술적으론 여전히 개원 첫날이라는 의미다.

하원은 상원과 달리 의사규칙에 발언 및 토론 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 국회(단원제)는 지난해 5월 재적의원 3분의 1이상 요구로 필리버스터를 개시하고 종료는 재적의원 3분의 1이상의 요구로 동의요구를 한 후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끝내도록 했다. 의원 발언은 안건마다 1인 1회에 한해 허용하지만 발언 시간은 제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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