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디록, 본고장 미 유명 페스티벌서 주목
한국 인디록, 본고장 미 유명 페스티벌서 주목
  • 김지원
  • 승인 2013.03.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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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디록, 본고장 미 유명 페스티벌서 주목받아>

북미 최대 대중음악 페스티벌 SXSW서 첫 한국단체 공연

공연장 앞 장사진…“K-팝 확장성 확인”

한국의 인디록이 본고장 미국의 유명 대중음악 페스티벌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1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의 주도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에는 한국의 11개 팀이 참가해 공연장 안팎을 뜨겁게 달궜다.

SXSW는 매년 3월 오스틴에서 1주일간 열리는 북미 최대의 대중음악 페스티벌이다. 전 세계 인디 밴드들의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서고 싶은 ‘꿈의 무대’다.

1987년 대중음악제로 출범했지만 영화와 인터렉티브 미디어, IT, 게임을 아우르는 국제 대중문화제로 발전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음악제에는 주관사의 엄격한 사전 심사를 거쳐 매년 평균 2천여 팀이 참여하는데 올해 한국에선 11개 팀이 초청을 받았다.

지난 2007년 윤도현밴드(YB)가 처음 참가한 이후 SXSW 사상 가장 많은 수로, 특히 아이돌 그룹인 f(x)도 초청돼 관심을 끌었다.

모두 90개 공연장 가운데 랜드마크로 꼽히는 ‘엘리시움’ 클럽이 한국 가수들에게 배정됐다.

이처럼 몰라보게 달라진 한국 대중음악의 위상을 반영하듯 이날 오후 7시30분 막이 오른 한국 참가팀의 첫 단체 공연인 ‘K-팝 나이트 아웃’에는 낮부터 팬들의 발길이 이어져 장사진을 이뤘다.

K-팝의 밤은 한국의 대표 하드코어 밴드인 더 긱스를 시작으로 이승열, 국카스텐, 노브레인, 정차식,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무대로 꾸며졌다.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이어진 이날 공연의 백미는 미국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f(x)였다. 클럽에는 프로듀서와 음반 프로모터 등 음악계 관계자의 출입만 허용됐지만 f(x)의 노래가 흘러나오자 팬들은 공연장 밖 거리에서 괴성을 지르며 호응했다.

MBC 방송의 가수 오디션 프로인 ‘나는 가수다 2’로 대중인지도를 얻은 얼터너티브 록밴드 국카스텐과 한국 펑크록의 대표격인 노브레인에게도 환호가 쏟아졌다.

지난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미 투어의 테이프를 끊은 노브레인의 기타리스트인 정민준(33)은 “우리 노래에 맞춰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추는 많은 미국 관객을 보고 싸이가 미국에 낳은 파장이 크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강남스타일’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 인디록에 대한 미국 마니아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라고 현장에 온 한국 음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SXSW의 총감독인 제임스 마이너도 “미국인들은 K-팝을 싸이나, 현아, 2NE1과 같은 아이돌 그룹의 음악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는 한국 대중음악의 다양화와 확장 가능성에 일찌감치 주목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 빌보드의 편집장인 빌 워드는 “오늘 K-팝 쇼케이스를 보고 한국 대중음악이 정말 빠르게 크고 있다는 걸 느꼈다”며 “앞으로 더 많은 무대에서 더 다양한 한국의 장르를 접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돌의 절도 있는 댄스와 중독성 있는 노래라는 좁은 의미의 K-팝을 벗어나야 한다는 주문으로 들린다.

정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홍상표)도 아이돌 일색의 현재의 K-팝이 성장의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라 미국 등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고 있다.

그 첫 결과물이 이날 열린 SXSW 첫 한국 쇼케이스 공연으로, 콘텐츠진흥원은 이를 위해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인디 밴드들에 항공료 등 각종 경비를 지원했다.

SXSW는 세계적 록스타를 꿈꾸는 뮤지션들의 등용문으로 유명하다. 해마다 세계 각지에서 오스틴을 찾는 30만명의 팬들과 관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스타로 뜨는 뮤지션이 많다.

노브레인의 보컬 이성우(37)는 “미국인들이 우리 밴드에 대해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는데도 열광하는 것을 보고 ‘음악에서 언어는 의미가 없다’는 진리를 새삼 느꼈다”며 “겁먹지 않고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노브레인은 SXSW에 함께 온 구남과여라디잉스텔라, 로다운30과 함께 내달 6일까지 북미 주요 도시를 돈다.

SXSW에 3년 연속 초청을 받을 정도로 미국에서 인정받는 밴드로 성장한 갤럭시 익스프레스도 내달 11일까지 북미 투어공연을 한다.

콘텐츠진흥원의 서희선 대중문화산업팀 차장은 “올해 SXSW는 아이돌이 불씨를 지핀 K팝의 장르를 힙합과 인디록, 레게로까지 다양화한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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