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년들이여 부모로부터 독립하라!
대한민국 청년들이여 부모로부터 독립하라!
  • 경남일보
  • 승인 2013.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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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 교수)
우리나라 속담에 ‘자녀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있다. 이 시대에 걸맞지 않은 속담이다. 이제는 국민들의 생각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세계경쟁이 하늘을 치솟고 있는 시대에 한국 부모는 자녀를 이겨야 하며 그들을 냉철하고 독하게 자립력을 길러줘야 한다. 돈과 자본에 대한 개념을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 자본주의 속에서 생존의 법칙을 가르쳐야 한다. 즉 균이 많은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인 면역력을 길러줘야 한다는 말이다. 즉 공부라는 것이 왜 생겼는지 부모, 사회, 정부가 자녀들에게 깨우쳐 줘 스스로 공부를 찾아서 하도록 깨달음을 줘야 한다.

부모는 자녀를 어느 나이가 되면 반드시 독립을 시켜야 하며, 자녀 또한 청년 때 미리 독립을 시작하여야 한다. 부모들은 자녀가 죽을 때까지 기저귀를 갈아줄 수 없다. 자녀들을 부모 품에 영원히 보호받고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루빨리 떨쳐버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깨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 나라의 미래는 변방국이나 속국으로부터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생각이 좁고 어린 나라는 보호해주는 다른 힘 있는 국가가 있어야만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좋다고 따라 해서는 안 되는 사례 중에 하나는 성인으로 법적으로 인정해야 하는 나이일 것이다. 미국의 성인나이는 18세이다. 한국의 사회적응 성인나이는 38세여야 정확할 것이다. 반대로 한국의 18세는 미국인의 8살 정도라 보면 된다. 한마디로 한국의 유권자 8살부터 한나라의 대표자를 뽑는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온 국민이 총기를 소지하고 있는 미국보다 더 위험한 시스템인 것이다. 한국인들의 성숙되어 가는 속도는 미국의 3배, 4배 이상 느리다. 30년, 40년이 뒤처져 있다. 선진국을 생각 없이 ‘벤치마킹’만 하는 상황이어서 잘살고 있는 신기루처럼 보일 뿐이다.

한국은 미국을 추월할 수 있는 민족임에도 세계흐름에서 끌려 다니거나 지혜롭지 못하게 앞장만 서는 행동이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현실적으로는 정신연령이나 상황 판단력, 결단력, 결정력 등 우리나라 38살도 외국에 청소년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사회나 문화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인문학이라는 것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시절이 우리나라 교육에 아직까지 이어져 오기 때문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당장 돈이 되는 교육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 준비할 기회조차 없는 자녀들을 독립시키라는 것은 사실 억지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반드시 넘어야 하는 산이다. 인구가 많은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땅이 넓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국가차원에서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이다.

우리나라 자녀교육에 있어서 부모들이 눈감을 때까지 접하는 모든 작은 것부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습관을 가르쳐야 한다. 학교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이러한 국민적·국가적 습관이 형성이 안 되면 이 나라는 성숙치 못한 어린이나라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부모들은 평생 자녀들과 함께할 수 없다. 스스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 어느 부모가 자녀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서양의 부모들은 자녀의 인생은 자녀의 인생이요 부모의 인생은 부모의 인생으로 확연히 분리되어 있다. 부부사이에서도 남편과 부인의 관계는 분리되어 있다. 독립심을 뒷받침하는 요소가 바로 개인적인 생각이 강해야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틀릴 수 있다. 하지만 서양인들이 만든 ‘자본주의 게임’에서 살아가는 입장에서는 헤어나오지 못할 거라면 빨리 적응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싶다.

‘오냐, 오냐’가 사랑하는 자녀들로부터는 효도는커녕 그들의 인생을 망치고 이웃들에게도 피해를 주며 더 나아가 나라에 불행한 결과를 가져다주게 되어 있다. 이러한 풍토는 내가 아닌 우리나라의 한 맺힌 역사가 피를 토하며 후손들에게 끝없이 깨우쳐 주고 싶어하는 대목이다. 부모가 살아있을 때, 보호해줄 수 있을 때 자녀들로부터 자립력을 길러줘야 한다. 범국민 국가 차원에서 실행되어야 한다. 새 정부가 정치적·사회적·문화적 환경을 다양한 방법으로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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