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원룸만 골라 턴 빈집털이범
2년간 원룸만 골라 턴 빈집털이범
  • 강진성/정원경
  • 승인 2013.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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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속이 허술한 원룸…방범창 뜯어내고 침입
▲9일 오후 진주시 상대동 일대 원룸건물 1층에 주인이 없는데도 창문이 열려 있다. 오태인기자
 
#지난달 진주시 하대동의 주택 1층. 초인종을 눌러 집안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A씨가 창문쪽으로 향했다. 덩치는 작지만 알루미늄 창틀의 방범창을 뜯어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A씨는 잠그지 않은 창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안방 서랍에 있던 현금과 목걸이 등 400만원의 금품을 들고 유유히 빠져나왔다.
2년간 진주시 상대동, 하대동, 상평동 등 원룸촌의 빈집만을 골라 털어 온 A씨가 지난 8일 붙잡혔다. 그가 범행대상으로 삼은 주택은 공통점이 있다. 1·2층 등 저층의 다세대주택이며 문단속이 허술한 점을 노렸다. 심지어 어떤 집은 현관문이 열려 있기도 했다.
주로 활동시간은 사람들이 출근시각 이후인 오전. 2년 간의 절도행각은 2개월간 끈질긴 수사를 벌인 진주경찰서 강력3팀에 의해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밝혀진 절도만 60여회 차례로 훔진 금액은 무려 1억 4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이 점에서 A씨를 ‘원룸 대도’로 부른다.
 A씨는 이미 두번의 절도전과로 2차례에 걸쳐 7년간 징역을 살았다. 두번째 출소 후 마음먹고 막노동을 했다. 하지만 2개월도 되지 못해 다시 절도의 유혹에 빠졌다. 경찰은 장물을 팔았을 것으로 판단하고 보석가게를 돌며 탐문수사를 벌였다. 결국 피해자 물품과 일치하는 장물을 판매한 인적사항을 입수하고 검거에 나섰다. 하지만 경찰이 검거한 용의자는 신분증을 도난당한 또다른 피해자였다.
A씨는 장물을 팔 때 훔친 신분증을 이용해 수사망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경찰은 보석가게의 CCTV에 찍힌 인상착의로 A씨를 포착했다. 한 보석가게 주인으로부터 스타렉스 차량을 타고 왔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하지만 CCTV의 흐릿한 영상으로는 차량번호를 식별하기 힘들었다. 이러는 사이 A씨는 여관, 찜질방 등을 돌며 거주지를 옮겨 다녔다. 차량과 휴대폰이 없고 인터넷도 하지 않아 추적이 어려웠다.
경찰은 마지막 단서인 스타렉스 차량을 쫓기 시작했다. 동일한 특징의 차량 모델은 도내에만 800여대. 경찰은 이들 차량 주소지 350곳을 일일이 탐문한 끝에 용의차량을 찾아냈다. 차량 소유주는 A씨의 지인 B씨. 하지만 B씨는 A씨의 연락처와 거주지를 전혀 모른다고 진술했다. 결국 경찰은 A씨가 나타난 적이 있다는 장소에서 잠복에 들어갔다. 잠복 1개월째, 저녁밥을 먹기 위해 나섰던 A씨가 나타났고 경찰은 도주로를 차단해 A씨를 붙잡으면서 ‘원룸 대도’의 절도행각도 막을 내렸다.
방범창 믿고 창문 열린 집 많다
 
진주경찰서는 진주시 원룸촌 일대가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만큼 문단속을 철저히 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실제 A씨는 사람들이 많이 안다니는 낮시간대를 이용해 문단속을 제대로 하지않거나 CCTV가 없는 저층 원룸 건물을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실제 현장 조사결과 A씨가 표적으로 삼은 원룸 건물 대부분은 CCTV가 없었고 공동현관문이 열려 있거나 잠금장치가 되어 있지 않아 외부인의 출입이 자유로웠으며 창문도 열려 있거나 잠겨 있지 않은 곳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룸에 살고 있는 박모(24·여)씨는 “아무래도 오후에 날씨가 더워지니까 창문을 열어놓는 경우가 많다”며 “안에 사람이 있거나 방범창이 설치되어 있으니까 안전하다는 생각에 창문을 잘 잠그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진주경찰서 전종섭 강력3팀장은 “주택가 원룸 빈집털이범 예방을 위해서는 방범창이 있더라도 외출시 문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밤 외출시는 TV나 전등을 켜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창문에 방범벨을 설치하면 침입을 막는데 더 효과적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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