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의 공중정원'은 바빌론에 없었다?
'바빌론의 공중정원'은 바빌론에 없었다?
  • 연합뉴스
  • 승인 2013.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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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대 교수 “니네베에 정원 실존 확인”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중심지인 바빌론은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바빌론의 공중정원’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이 공중정원이 사실은 바빌론에 지어진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新)바빌로니아 왕국의 네부카드네자르 2세(재위 기원전 604∼562년)가 수풀이 우거진 메디아 왕국 출신인 왕비 아미티스의 향수병을 달래려고 기원전 500년께 왕국의 수도인 바빌론에 화려한 인공정원을 세웠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정설이다.

그러나 영국 옥스퍼드대학 동양학연구소의 스테파니 댈리 박사는 최근 이 정원의 진짜 주인은 고대 아시리아 제국의 센나케리브(재위 기원전 705∼681년)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정원의 위치 또한 바빌론이 아닌 아시리아 제국의 마지막 수도인 니네베(지금의 이라크 북부 모술지방)였다는 주장이다. 

지난 20년간 이 문제를 연구해 온 댈리 박사는 총 네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니네베의 센나케리브 2세 왕궁 유적에서 발견된 조각품에 새겨진 나무들이 고대문헌이 묘사하는 바빌론의 공중정원 나무들과 꼭 빼닮았다는 것이 그 첫째다.

또한 기원전 689년 아시리아가 바빌로니아를 함락시켰을 때 주변국들이 니네베를 ‘신바빌로니아’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곳곳에서 발견됐다고 댈리 박사는 주장했다. 공중정원이 ‘바빌론’에 지어졌다는 믿음 자체가 여기서 비롯됐다는 것.

아울러 두 도시의 지형을 비교분석한 결과 바빌론 주변은 지면이 상대적으로 너무 평평해 도저히 정원 유지에 필요한 물을 끌어올 수 없었다고 박사는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공중정원에 대해 기술한 고대 역사가들이 실제로 방문한 지역은 바빌론이 아닌 니네베였다는 주장이다. 기원전 331년 마케도니아 군대가 야전 중에 공중정원으로 향하는 송수로를 발견했다고 기록한 지점도 니네베였다고 한다.

댈리 교수는 이같은 근거를 토대로 바빌론의 공중정원과 주변 관개시설이 센나케리브 2세의 업적이라는 확신을 얻었다면서 “이는 사상 최초로 공중정원이 실존했음이 증명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과정은 이달 말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OUP)에서 책으로 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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