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임진대첩계사순의단
진주성임진대첩계사순의단
  • 경남일보
  • 승인 2013.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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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영 (반성중학교 교장)
남강이 암석층을 깎고 깎아 낭떠러지를 이뤄 그 위에 누각이 있어 촉석루다. 기둥에 기대어 천수교 아래로 흘러내리는 누런 강줄기 보니 예사롭지 않다. 아, 남강물이 영겁에 걸쳐 부딪치고 때려 우측 처마 아래까지 수직 절벽을 이루며 휘돌아 의암을 감싸는구나. 시선을 뒤로 돌리자 높은 단이 있다. 촉석루 정문에서 왼쪽으로 조금 이동하여 층층대를 오르자 3단 제단이다. 2단 전·후 벽면에 진주성전투 기록, 남·북면에 돋을새김(부조)으로 전투 장면, 꼭대기에 석벽을 세워 晉州城壬辰大捷癸巳殉義壇으로 새겼다.

2단 전면 오른쪽, 숙종 12년(1686)에 건립된 晉州矗石旌忠壇碑銘을 옮겨 적고, 좌측에 故牧使金候時敏全城?敵碑‘銘’인데 마무리 부분에 ‘…銘은 다음과 같다. 晉州의 산은 높디높고 晋州의 물은 길고 길어라. 한 빗물 세워 천추에 전하니 공의 공덕 산처럼 높고 물처럼 길어라. 皇明萬曆四十七年乙未(光海君 十一年·一六一九) 七月 日에 세우다.’

2단 후면 전반부는 晉州城壬辰大捷이다. ‘慶尙右道觀察使 金誠一이 급히 狀啓를 올려 아뢰었다. …적들은 개미떼처럼 성에 붙어서 기어 올라왔습니다. 이에 성위에서 그들에게 불을 지르기도 하고 물을 끓여 붓기도 하고 혹은 震天雷를 던지기도 하니. … 이때 비단옷 입은 적장 한 명이 말 두필이 끄는 수레를 타고 졸병을 거느려 돌진해 오는 것을 李光岳이 화살 한 발로 쏘아 죽이니 적이 모두 통곡하면서 시체를 메고 가버렸습니다…. ‘선종대왕’실록 제三十三권 임진十二월 신묘(5일)’

단 후면 뒷부분은 晉州城癸巳殉義으로 ‘처음에 적의 추장 加藤淸正이 여러 추장의 군사와 연합하여 …晉州城을 침공하려 하였다. …二十五일에는 적이 동문 밖에 흙을 메워서 언덕을 쌓고 그 위에 흙집을 만들어 성안을 내려다보고 총을 비 오듯 쏘아댔다.…沙斥察訪 李瀞을 시켜 조사해보았더니 성안에 쌓인 시체가 천여 軀이고 촉석루에서 남강 북쪽 언덕에 이르기까지 쌓인 시체가 서로 베개를 베고 잇달았으며 ‘菁川江’(청천강)에서 玉峯에 이르기까지 五리에 걸쳐 죽은 자가 강을 메우고 떠내려갔다 한다. 宣宗大王實錄 제四十권 계사 七월 무진(十六 일)’

銘이란 죽은 이에 대한 칭송을 운문으로 나타내는 것이며 추장은 미개 부족의 우두머리이다. 그런데 언제부터 晉州를 晋州로 사용했는가. 청천강은 지금 어디로 흐를까. 임진왜란을 치른 임금 이균의 시호를 宣祖로 알았는데 실록에는 宣宗이다. 광해군이 왕이던 기간에 선종으로 권좌에서 끌려 내려진 이후는 선조로 되는가.

진주성전투에 논개는 손가락마다 가락지를 끼어 적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뛰어들었고, 세계 최초 비행기인 飛車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진주교 다리발에 가락지를 채워 진주시의 상징물이 되고 있지 않는가. 비차의 등장은 세계문명사에 획기적 사건이다. 돋을새김에 논개의 가락지 낀 손이 보이게, 비행물체를 삽입하면 스토리텔링으로 의미 있는 소재가 될 것이다.

비문은 국·한문으로 빽빽하고 촘촘하게 기록되어 읽어 해석하며 메모하자면 한나절 이상 분량이다. 한글세대 학생이 찾아 쉽게 읽을 수 있고 흥미로워야 살아 있는 역사자료가 될 것이다. 읽을 수 없는 비석은 장식품이다.

해석을 곁들인 전문을 관련기관 홈페이지에 탑재하고 현장 안내판에 QR코드를 부착하여 실시간에 이해되는 안내체제가 구축되기를 기대해 본다.
안명영 (반성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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