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중앙당 令이 안서네”

긴급 대책회의, 당지도부·도내 의원들 ‘갈팡질팡’

경남도의회가 11일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을 강행 처리한 가운데 앞서 열린 새누리당 긴급 대책회의에선 당 지도부는 물론 도내의원들간에도 의견이 서로 엇갈려 갈팡질팡했다.

중앙당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도의회에서는 진주의료원 조례 개정안을 전격 처리, 령(令)이 서지 않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국회 당 대표실에서 황여우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홍문종 사무총장, 도내 출신 새누리당 소속 15명의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이날 대책회의는 오전 9시30분부터 10시40분까지 1시간10분동안 진행됐다. 당 지도부를 비롯한 도내의원 전원이 이 문제에 대해 발언을 했으나 당 대변인의 발표조차 없었고, 참석했던 도내의원들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특히 대책회의를 하는 동안 회의장으로 밖으로 고성이 오고 갈 정도로 분위기는 험악했다.

대책회의에서 황우여 대표와 도내출신 중진 의원들은 중앙당이 지방 고유 업무에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찬반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에 당 대표가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는 입장을 표명해 사실상 도의회 처리를 묵인했다.

조례개정안 처리 연기 반대측 의원들은 “경남도의회의 진주의료원 해산을 결정하는 조례개정안 처리를 연기한다고 해도 해법이 없어 이번에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고 참석했던 한 의원이 전했다.

특히 “진주의료원을 비롯한 전국 35개 공공의료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없는 상황에 있다”며 “정부가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데 해산 연기만 해달라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반대측 의원들은 ‘국회 국정조사 특위가 가동되므로 6월 임시국회가 끝난 뒤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대해 “6월 임시국회가 끝나면 9월 정기국회가 있어 ‘산너머 산’이라며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며 “이로인해 국회가 파행되어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반해 최경환 원대대표를 비롯한 진주출신 및 일부 초선 의원들은 6월 임시국회에서 대야 관례를 고려해 해산을 유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최 원내대표는 “진주의료원 문제는 야권 중앙당이 관여한 것으로 이 문제가 파국으로 치닫을 경우 6월 임시국회는 파행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연기를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초선 의원들도 조례안 통과시 경색정국을 우려하며 6월 임시국회 이후로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진주의료원 문제가 비록 다리를 건넜을지언정 다리마저 불살라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조례안 처리를 미뤄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주의료원 문제는 공공의료 개혁을 위한 기회의 문을 열게 해 줬다”며 “지금은 이 기회를 살려 개혁방안을 어떻게 수립할지를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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