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女운전자 DNA 아니다” 의문 증폭
“실종 女운전자 DNA 아니다” 의문 증폭
  • 강진성
  • 승인 2013.06.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과수, 사고차량 머리카락 검사결과 통보
속보=지난달 27일 발생한 남해고속도로 실종사건(본보 6월 6·10일·14일 4면 보도)의 차량에서 발견된 머리카락 DNA가 운전자의 것이 아닌 것으로 나와 사건의 의문점이 더 증폭되고 있다.

진주경찰서는 “사고가 난 모닝차량 조수석 앞 유리에서 채취한 머리카락과 운전자 딸의 DNA를 대조한 결과 ‘친자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국과수로부터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A씨가 실종된지 25일째인 이날 DNA결과가 불일치로 나오면서 수사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모닝차량 여성 운전자 A(55·진주시)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8시 2분께 남해고속도로(창원→진주방면) 문산나들목 인근에서 빗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모닝차량은 범퍼 등이 파손되고 1차선에서 달리던 쪽(11시 방향)으로 멈췄다. 하지만 경찰이 도착했을 때 A씨는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의 차량이 중앙분리대 추돌사고와는 무관하게 조수석 앞유리가 파손돼 있어 DNA결과가 실종의 중요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당시 깨진 앞 유리창에서는 사람과 충돌한 흔적과 함께 유리틈에 머리카락이 박혀 있었다.

경찰은 수사초기 A씨가 보행자를 치고 달아났을 가능성을 수사했다. 하지만 A씨의 행적은 찾을 수 없었다. 또 신고를 받고 온 견인차가 현장에서 역주행한 사실 등 여러 정황이 나오면서 A씨가 도로로 나왔다 사고를 입은 뒤 유기당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고속도로 2차로에 여성이 쓰러져 있다는 목격자의 진술도 있는 상태였다.

의문1#뺑소니 뒤 현장이탈=DNA결과가 A씨의 머리카락이 아닌 것으로 나오면서 유력했던 가설에 의문이 생겼다. 오히려 머리카락의 주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떠오르게 됐다.

만약 A씨가 먼저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스스로 행방을 감췄다고 가정하더라도 의문이 남는다. 이날 A씨의 이동경로에서는 보행자 뺑소니나 실종신고가 없었다. 또 함안휴게소 CCTV에 찍힌 A씨의 차량(추정)에서는 유리가 깨진 흔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후 8시 어둠이 지고 비가 많이 오던 상황에서, 그것도 고속도로에서 사람을 치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실제 경찰은 함안휴게소부터 사고 지점까지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 수색을 벌였지만 뺑소니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A씨가 도주했다면 모닝차량 안에 지갑과 휴대폰, 신발이 그대로 있었던 점도 의문이다. 폭우가 쏟아진 밤 중년 여성이 홀로 도주하는 것도 쉽지 않다. 당시 동승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문2#사고 뒤 유기=경찰은 수사과정에서 사고 당시 출동한 견인차량이 문산IC를 통해 역주행한 사실을 발견했다. 또 사고 이후 뒤따르던 차량 등에 의해 A씨가 2차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을 수사해 왔다. 용의차량의 움직임을 따라 수색도 펼쳤다.

사고 이후 한 목격자는 ‘한 여성이 2차로에서 쓰러져 손을 들고 있는 것을 봤다’고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쓰러진 여성이 A씨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제3의 차량에 치인 뒤 유기당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의문이 남는다. 제3의 차량이 고속도로 상에서 사고를 당한 A씨를 차량에 태우는 것은 쉽지 않을 뿐더러 많은 차량이 지나가는 만큼 목격될 수 있다. 사고지점 인근에 유기했다면 대대적인 수색에서 발견됐어야 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13일간 1000명에 가까운 인력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였다. 야산, 저수지 등 사고 주변뿐만 아니라 용의차량의 동선을 따라 수색도 펼쳤다.

경찰이 사고 뒤 유기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가설마다 의문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건을 다뤄 본 경찰 사이에서도 ‘미스터리한 사건’으로 부를 정도다.

진주경찰서는 경남경찰청의 지원 아래 ‘살인사건’에 준하는 수사인력을 구성한 상태다. 강력팀 2개팀이 전담배치돼 있고 경찰특공대와 기동대 등 수색작업도 계속 해나갈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 후 2차사고로 인한 유기, 실종여성 스스로 현장 이탈, 제3자로부터 납치 등 모든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찰 인력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모든 과학적 방법까지 동원해 수사하고 있다”며 “사고현장을 목격했거나 단서가 있는 경우 꼭 연락해 달라”고 말했다. 사고목격자는 진주경찰서 형사과(055-750-0307)나 112로 신고하면 된다.



발생시간:2013년 5월 27일 오후 8시 2분께(당시 폭우)
발생장소: 남해고속도로(창원→진주) 문산나들목 부근
사고차량: 기아 모닝(은색)
사건행적: 18:24 모닝 칠서TG진입
18:41 함안휴게소 도착
19:45 함안휴게소 출발
20:00 진주터널 통과, 앞서가던 BMW 문산IC 부근에서 사고 뒤 갓길 정차, BMW 사고 최초 목격자 견인차에 전화
20:02 모닝, BMW사고지점 부근 중앙분리대 추돌(시속 70~80km 추정, 11시방향 멈춤, BMW와 충돌 없음), 모닝차량 사고 목격자 다른 견인차에 전화
20:07~08 최초 목격자 연락받은 견인차 2대 현장 도착. 문산IC 진입로에서 100m가량 역주행
20:10~11 모닝 사고 목격자 연락받은 견인차 2대 진성IC 진입해 현장 도착.
20:20 고속도로순찰대 현장도착.(BMW 운전자 및 차량은 갓길 그대로. 모닝차량은 문산휴게소 입구로 견인된 상태), 모닝 운전자 없음. 견인차도 ‘못봤다’ 진술.
20:24 119구급대 현장도착.

실종수색
지난 15일 경찰기동대 대원들이 고속도로 인근에서 실종여성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