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간판 많아지면 도시 품격 올라”
“좋은 간판 많아지면 도시 품격 올라”
  • 강진성
  • 승인 2013.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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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아름다운간판디자인전 대상 허종우씨
24일 열린 제6회 진주시아름다운간판디자인전 시상식에서 창작모형 부문 대상에 ‘진주생탁’이 선정됐다. 간판디자인 23년차인 허종우(49)씨가 샌드아트를 이용해 만든 작품이다. 모래로 주막 그림과 글자를 새기고 느티나무로 만든 술병과 잔으로 입체감을 주었다. 심사위원들로부터 자연소재를 이용한 점과 창의적이라는 평가로 주목을 받았다.

‘진주생탁’을 작품주제로 한 것은 허씨가 진주출신이기 때문이다. 기획부터 완성까지 1개월이 걸렸다. “처음엔 모래 위에 우레탄을 입혔는데 세우고 보니 모래가 처지더군요. 3번의 시행착오 끝에 모래 붙이는 작업을 성공했어요. 아크릴 등 내구성 장치만 더해지면 실제 간판에 적용 가능할 겁니다”고 허씨가 설명했다.

그가 23년 전 처음 간판을 시작했을 때와는 간판 디자인이 많이 달라졌다. “20년 전에는 페인트로 바탕을 칠하고 그위에 붓으로 써서 만들었어요. 지금은 기술이 발달돼 다양한 간판을 선보이는 시대가 왔죠.” 하지만 기술발달에 맞게 간판디자인 업체들의 다양한 시도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예전에 배웠던 대로만 하는 간판업체도 있습니다. 이젠 많이 보고 공부도 해야 합니다. 소비자들에게 ‘간판쟁이’가 아니라 ‘광고사’로 인정받아야 아름다운 간판도 늘어납니다.”

간판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도 많이 개선됐다. 옥외광고사자격증을 보유한 광고사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간판은 지극히 상업적 영역이지만 광고사의 창의성이 들어간 창작물이라는 것이 허씨의 생각이다.

“간판 의뢰가 오면 업소의 위치, 업종, 거리의 특색, 근처의 동종업소와의 차별성 등을 고려해서 만듭니다. 일본같은 경우는 한달 이상 걸려요. 하지만 우리는 개업 일주일 전에 와서 간판을 의뢰합니다. 가게의 얼굴인 간판이 그냥 나오는게 아닙니다.”

의뢰인들의 생각도 바꼈으면 하는 심정도 밝혔다. “무조건 싸고 글자는 크게 해달라는 손님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간판과 글자가 크다고 잘 보이는게 아닙니다. 사람들의 기억에 남게하는 창의적 요소들이 들어가면 작은 간판도 주목받을 수 있어요. 무조건 크고 색상도 원색같은 것으로만 하면 손님에게 기억도 남지 않고 도시미관도 죽이게 됩니다.”

그는 손님들의 반응이 좋고 장사가 잘 된다는 얘기를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허씨는 간판은 도시전체의 미관과 시민들의 의식을 변화할 수 있는 중요한 시설물로 보고 있다. “잘못된 색상의 간판이 많아지면 시민들의 성격이 공격적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아름다운 간판이 많아지면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경쾌하게 만들죠. 또 도시의 품격도 함께 올라갑니다.”

간판디자인대상허종우
24일 제6회 진주시아름다운간판디자인전에서 창조모형부문 대상을 받은 허종우씨가 자신의 작품 ‘진주생탁’에 사용된 재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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