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애도시’ 바람이 온 세상에 불기를 바라며
‘무장애도시’ 바람이 온 세상에 불기를 바라며
  • 경남일보
  • 승인 2013.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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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삼 (형평운동기념사업회 이사)

홍순삼 이사

진주시가 ‘무(無)장애도시’란 생소한 용어를 사용하며 새로운 도시 면모를 갖추겠다고 선언한 지 한해가 지났습니다. 장애가 없는 도시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니 우선 ‘장애’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봅니다.

2012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장애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5.2%라고 합니다.(실제 선진국의 추정 사례는 10%는 된다고 합니다만) 특기할만한 사실은 전체 장애인 비율 중 후천적 장애(사고, 질병)가 90%나 된다고 합니다. ‘장애인은 태어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아차 하면 장애의 상태에 들 수가 있다는 말입니다.

좀 심한 표현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제가 사람들을 만나 이 문제를 말할 때 “인간은 장애인으로 태어나 장애인이 되어 죽는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누구도 장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강조해 하는 말입니다.

예전에 별생각 없이 사람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던 관점에서는 듣고 보고 말하고 걷고 생각하는 행위에 문제가 없는 상태를 정상이라 말했습니다. 그리 따진다면 몸과 정신이 온전할 때란 ‘청년기’를 제하면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곧 관절에 이상이 생기고 돋보기에 의존해야 하며 치매를 걱정해야 하는 노인이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오늘날 엄청나게 늘어난 노인의 숫자는 장애인의 수효를 더하는 요인입니다.

가족 중 장애인이 있으면 경제적 어려움이 더해집니다. 장애인 가정의 가구원 수 평균은 3인이고 전체 장애인 가정 수 31.3%가 2인 가구입니다.

이제 장애는 개인적인 문제에서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하며 장애인을 분리시킨다던지 보호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통합과 자립생활을 할 수 있는 주체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주시가 추진하는 ‘무장애도시’ 계획은 장차 몇십 년간 시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정책입니다. 찬성하고 박수치는 것을 넘어 이 일의 발전적 성공을 위해 시민으로서의 바램은 이 계획이 단순한 물리적 장벽을 개선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 장벽(사회적 인식이나 차별)도 함께 개선해 나가야 더 극대화되고 온전한 정책으로 성공할 것이란 점입니다. 그리하기 위해서는 시민과 함께 가는 정책이어야 하고 지속성 있고 일관된 추진을 위해서는 조례제정이 더 미뤄져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침 진주시의 주무부서 정책담당자가 이 정책을 시민운동 차원으로 전개하겠다고 말하니 반가운 일이고 그것이 거버넌스의 좋은 사례가 되었으면 합니다.

타 도시에서도 무장애도시를 말합니다. 하지만 선언적 의미에만 그치고 또는 일정 부분(건축물의 한정, 소규모 단위의 적용)에 국한된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기에 빠르고 바른 실행을 목표로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춘 진주시의 무장애도시에 거는 기대가 더 큽니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고 평등하다는 깨우침은 진주에서 시작된 형평운동을 통해 전국에 확산되었습니다. 진주가 만드는 ‘무장애도시’의 바람이 진주시민의 열화같은 동참과 행정력의 결합으로 성공사례가 되어 이 세상 모든 도시에 불기를 기대합니다.

/홍순삼·형평운동기념사업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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