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도꾼 노동의 애환을 노래로 풀었구나
목도꾼 노동의 애환을 노래로 풀었구나
  • 손인준
  • 승인 2013.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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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전통예술축제 참가작품] <2>양산 원동목도소리
▲양산 원동목도소리보존회 회원들이 경남 민속예술축제에서원동목도소리를 시연하고 있다.
 
 
경남일보가 주최하는 제1회 경남전통예술축제에 참가하는 ‘양산 원동목도소리’는 목도꾼이 불렸던 소리다. 공연을 한달여 앞둔 시점에서 축제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이번 축제에 참여하는 18개 팀 중 ‘양산 원동목도소리’의 유래, 전승과정, 작품 내용, 특성 등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작품 내용

목도소리란 큰 통나무를 베어 이동 할 때나 혹은 제방공사나 집터 등을 다지기 위해 큰 돌을 옮길 때 무거운 물건에다 굵은 줄로 묶어 목도걸이에 걸어 두사람씩 조를 맞추어 어깨에 메고 가면서 하는 산림노동요 소리를 말한다. 이때 목도꾼들은 발을 맞추어 함께 고된 일을 즐겁게 함으로써 일의 능률을 올리기 위함이다. 목도는 목도꾼의 수에 따라 2목도, 4목도, 6목도, 8목도 등으로 분류된다. 원동목도소리 연행순서는 모닥굿~산신제~지게목발 소리~낭게베는 소리~낭게땡기는 소리~목도 줄거는 소리~목도소리(산판내려오는 소리)~목도소리(다리 건너는 소리)~흥타령(쉬는소리)~목도소리(마을어귀 다다르는 소리)~목도내리는 소리~ 파장굿(칭칭이 소리)로 진행된다.

△<목도소리 사설>-(앞소리)=치저~~~ 어여차 허~이 ,목도걸이 허~이, 단디매라 허~이, 어여차 허~이, 어쳐치자 허~이, 축천산세 허~이, 험하구나 허~이, 조심조심 허~이, 조심조심 허~이, 돌뿌리다 허~이, 조심해라 허~이, 조심해라 허~이, 내리막길 허~이, 조심조심 허~이, 어여차 허~이, 어여치자 허~이, 돌다리다 허~이, 돌다리다 허~이, 모로서세 허~이, 모로서세 허~이, 조심조심 허~이, 조심조심 허~이, 목도소리 허~이, 잘도하네 허~이, 빨리가세 허~이, 배고프다 허~이, 배태마을 허~이, 여게 놓고~~~(받는소리)-치저~~~, 어여차 허~이, 어여치자 허~이.........여게 놓고~~~

(받는소리)=치저~~~, 어여차 허~이, 어여치자 허~이........

△<낭게 베는 소리>-(앞소리)-실겅실겅 어헤야, 축전산에 올라서 보니, 천지사방 발밑일세, 굽은 낭게 멀리하고, 곧은 낭게만 골라보세, 간조로운 낭게로구나, 목도꾼들 자리하소, 이 대톱이 뭔톱인가, 대짜구라 대톱일세, 저 대톱은 뭔톱인가, 소짜구라 소톱일세, 한아름 낭게 넘어간다, 지축이 울고 산천이 우네, 세아람 낭게 넘어간다, 천지가 모두 벌벌떤다, 이낭게 베어 어데 쓰나, 한아름 낭게 집을 짓고, 두아람 낭게 신흥사(통도사) 짓고, 세아름 낭게 대궐 짓네, 톱질소리 잘도한다, 톱질소리 듣기 좋네, 실겅실겅 어헤야

(받는소리)-실겅실겅 어헤야

△<낭게 내리는 소리>-(앞소리)-허영차 도비드세, 허영차 도비드세, 도비들어 꽉찍어라, 앞에서는 잘땡기고, 뒤에서는 밀어주소, (반복)

(받는소리)-어영차 허여차



◆특성

원동목도소리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나이가 많아 실제 목도를 하기 힘든 노인 중에서 목청이 좋은 사람을 골라 작은 목도걸이를 양손에 들고 두드리면서 앞장서서 앞소리를 하고 다른 목도꾼들은 뒤소리를 받아하는 앞뒤소리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간혹 뒤소리꾼(목도꾼)이 앞소리꾼에게 목도진행 상황을 소리해 전체의 보조를 다시 맞추는 등 여타 다른 지역과는 다른 형식의 소리이다.

특히 앞소리꾼이 단지 소리꾼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앞소리꾼은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즉흥적인 사설을 하기도 한다.

마을의 길·흉사나 마을 어른으로서 당부하고 싶은 내용 등을 사설에 담아 전달하게 된다. 이는 영포마을이 본마을과 배태마을로 구분되어 있어 그 거리가 멀어 마을간에 길·흉사를 서로 모르는 경우가 많아 이를 전달하기 위한 방책이었다고 한다.



◆유래

양산시 원동면 영포마을은 신불산, 금오산 등 영남알프스라 불리는 높은 산들로 사방이 둘러져 있는 전형적인 산촌오지로, 이곳 주민들은 주로 통나무 벌목 등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그리고 마을이 급류로 제방(둑)이 무너져 주민들이 수시로 제방공사를 해야하는 지역적 특성으로 목도일이 성행했다.

특히 마을 앞산에 있는 천년고찰인 신흥사 중건 시에는 주민들이 조직적으로 목도꾼을 조직해 풍물을 치면서 벌목과 목도를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영포마을 목도소리는 일찍부터 소문이 나서 통도사 등 대사찰의 중건이 있을 때면 어김없이 영포 목도꾼들을 불러 작업 시켰다고 한다.

원동목도소리는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유래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다만 현재 마을에 거주하면서 목도소리를 재연하고 있는 최해돈씨와 김종열씨에 따르면 성년이 되면서부터 마을 어른들과 함께 목도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리를 익혔다고 한다. 최해돈씨 부친 역시 성년이 되면서 마을 어르신들과 같이 목도소리를 했다는 것을 전해들었다고 고증해 이 지역 남정네들은 성년이 되면 자연스럽게 목도일을 하면서 목도소리를 체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미 작고하신 김재선, 김주갑, 정성순씨 등의 목도소리는 양산전역에 그 소문이 자자했다고 전해져 있다.

그러나 원동목도소리는 1950년대 말까지는 간간히 명맥을 유지해 오다 벌목을 하지않게 되면서 1960년대 이후 완전히 소멸됐다.



◆전승 과정

이후 2000년 경남 무형문화재 제 19호 가야진용신제 예능보유자(상쇠)인 박홍기씨가 영포마을 목도소리 재현에 나서면서 부터이다.

박씨는 이를 재현하기 위해 청소년기 목도꾼에 직접 참여해 목도소리 경험이 있는 최해돈(원동면 영포리 거주)씨를 만나 목도소리 사설을 비롯한 목도절차, 방법, 등을 채록해 원동목도소리보존회를 발족하고 원동면 주민설득에 나서면서 당초 영포 2개마을(본, 배태)유래가 원동목도소리로 전승됐다.

불과 5여 년에 걸친 짧은 기간동안 많은 어려움속에서도 2006년 자체 재연을 시작으로 2008년 양산삽량문화축전 때 시연해 시민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다. 이후 해마다 양산삽량문화축전에 시연하고 있다.

2009년 경남민속예술축제에 처녀 출연에 이어 2011년 경연에서 개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원동목도소리가 제37회 경남민속예술축제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양산민속예술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경남도내 18개 시·군 대표단 1200여 명이 참가한 지난 5월 30~31일 하동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원동목동소리는 민속예술의 전통성, 고증의 충실성, 작품의 구성도와 작품기교, 음악 효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양산지역 향토민속예술의 위상과 자긍심을 드높였다.

박홍기 원동목도소리보존회 회장은 “이번 수상은 회원 모두가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한 결과다”며 “옛 부터 전해 내려오는 선조들의 삶과 애환이 서린 원동목도소리를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원동목도소리는 상쇠, 수목도, 북, 장구, 목도꾼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대부분 60여 명으로 구성되지만 목도꾼 수에 의한 30여 명으로 구성하기도 한다.

양산/손인준기자 sonij@gnnews.co.kr

자료·사진 제공=양산시 원동목도소리보존회·(사)경남학연구원



◆<원동목도소리를 만드는 사람들>
상쇠=박홍기(대표), 김경애
수목도=최해돈
북=류마자, 최순옥, 정덕순
장구=권오남, 김지은, 양진희,천근자
목도꾼=한기우, 박광건, 김종석, 김한곤, 성현수, 이희명, 배용수, 임지활, 손진기, 박인구, 배오기, 최영화, 조윤성, 한은경, 차미옥, 김월향, 이남숙, 양현자, 박은선, 문지영, 도복연 등
대표-원동목도소리보존회장(가야진용신제 예능보유자)박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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