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소화라니…자꾸 바꾸지 좀 말라고"
"간소화라니…자꾸 바꾸지 좀 말라고"
  • 곽동민
  • 승인 2013.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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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대입 간소화' 방안 혼란·불만 목소리
“큰아이가 내년이면 수능시험을 치는데 중 3인 작은아이가 시험을 치를 2017년이 되면 대입전형이 또 바뀐다는 얘기가 아니냐. 툭 하면 바뀌는 대입전형 때문에 혼란만 더하는 것 같다.”

지난 27일 교육부가 내놓은 ‘대입 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 대해 학생 및 학부모들은 대체로 ‘또 바뀌는 거냐’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에 대해서도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수험부담 증가와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교육 부담 증가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진주시 신안동 거주 고2 학부모 이모(43)씨는 “올해부터 수준별 수능이 치러진다고 해서 엄마들끼리 여러 차례 모임까지 가져가며 준비해 오고 있는데 1년 만에 바뀐다니 조금 어이가 없다”며 “아이들은 입시를 위해 몇년 동안 고민하고 준비하는데 자주 바뀌다 보니 어느 한 부분도 소홀히 할 수 없어 더 혼란스럽고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국사 필수과목 지정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역사를 제대로 배우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 때문에 사교육 경쟁이 심해지는 것 아닌지 걱정이다”라며 “아이와 부모 입장에서는 간소화됐다는 느낌보다는 신경 쓸게 늘었다는 생각이 크다”고 덧붙였다.

창원지역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고3 강모(19) 군은 “제도가 1년마다 수시로 바뀌다 보니 계속해서 정책을 실험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며 “만에 하나 재수라도 하게 되면 내가 그 실험의 희생양이 되는 건 아닐까 두렵다”고 심정을 털어놨다.

일선 교사들도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내 한 고등학교에서 재직중인 박모(41) 교사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선택형 수능만 해도 적응하기 쉽지 않은데 또 제도가 변경돼 진학지도에도 사실상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사의 수능필수 과목 지정에 대해 박모 교사는 “국사 과목을 맡고 있는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수능에 한국사가 포함된 것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만 한국사를 수능필수 과목에 포함시켰다고 해도 교육수준이 질적으로 향상되리란 보장은 없다”며 “역사교육이 단순한 정훈 교육에 머물러서도 안되지만 역사교육이 억지로 떠 맡는 짐이 돼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일부 교사들은 문·이과 구분 폐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도덕교사로 재직중인 정모(37) 교사는 “학생들이 고 1때부터 진지한 고민 없이 문·이과를 선택해 진로를 결정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았다”며 “통합형 교육을 어떻게 시도할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고 체계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편 교사들 중에는 역사교육은 강화해야 하지만 한국사 수업이 늘어날 경우 사회·지리·도덕 등 다른 교과목 수업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하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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