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스파이라는걸 알랑가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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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 승인 2013.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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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문소리 주연, 추석 대박 노리는 코믹첩보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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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스파이 김철수(설경구). 날고 기는 재주를 다 부릴 줄 알아도 아내 안영희(문소리) 앞에선 그저 한없이 작아지는 공처가일 뿐이다.

2세를 만들고자 병원에서 날을 받아온 그는 귀순 의사를 밝혀온 북한 핵물리학자를 안전하게 호위해 오라는 당국의 명령을 받고 어쩔 줄 몰라 한다.

결국, 아내로부터 “너는 평생 출장이나 다니며 살아”라는 핀잔을 들으며 가까스로(?) 태국에 도착한 그.

그러나 임무 수행도중 스튜어디스인 아내가 태국에 오게 된 사실을 알게 되고, 더구나 아내가 엄청나게 잘생긴 비밀스런 사나이(다니엘 헤니)와 함께 호텔방으로 들어가는 걸 보자 철수는 속이 타들어간다.

영화 ‘스파이’는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트루라이즈’(1994)와 거의 판박이다. 아내 몰래 스파이 활동을 벌인다는 설정은 물론, 아내조차 어찌하다 보니 스파이 임무를 떠안는다는 점에서 영화는 제임스 캐머런이 연출한 작품과 비슷하다. 영희가 총기를 난사하는 장면 등 일부 장면은 ‘트루라이즈’와 그대로 겹친다.

이야기의 흐름뿐만 아니라 장면과 캐릭터까지 영화의 중요한 요소들을 상당 부분 빌려온 탓에 ‘스파이’는 ‘카피 영화’라는 오명을 벗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코미디 부문에선 어느 정도 성공했다. 6자회담이나 북핵문제 등 한국적 토양에 걸맞게 배경을 수정했고, 조연 캐릭터들도 감칠맛 나게 활약했기 때문이다.

‘야쿠르트 아줌마’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나 철수에게 임무를 전달하는 라미란의 존재와 어리바리하지만 뜻밖에 고위직에 있는 고창석의 코믹 연기가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애를 왜 낳아 개 키워”처럼 빠듯한 삶에 대한 풍자, ‘가리봉동’에서 태어난 다니엘 헤니의 어설픈 한국 발음과 말쑥한 외모, 여기에 약간의 화장실 유머까지 뒤섞이며 영화는 상당히 그럴싸하게 진행된다.

영화는 이처럼 ‘해운대’, ‘퀵’ 등을 제작하며 코미디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JK 필름의 서민적이고 끈적끈적한 유머가 그대로 드러난다.

결론적으로, ‘트루라이즈’를 본 관객들이라면 장면 장면마다 떠오르는 ‘트루라이즈’의 잔영 탓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법하지만,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그럭저럭 웃으면서 2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가벼운 작품이다. 쉽고 아기자기해서 가족 영화와 코미디가 주로 히트하는 추석 시장과 제법 어울린다.

‘해운대’와 ‘퀵’에서 조감독으로 활약한 이승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감독: 이승준
출연진: 설경구, 문소리, 다니엘헤니
개봉일:5일 개봉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21분
장르: 코미디,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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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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