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국민불안 덜어줘야 할 때
정치권 국민불안 덜어줘야 할 때
  • 김응삼
  • 승인 2013.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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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에 찰떡 궁합을 보였던 여야가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갔다. 민주당이 장외투쟁 중인 가운데 이석기 의원 사건이 정국의 불랙홀처럼 작용하면서 정기국회는 개점휴업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달 넘게 서울광장에 진을 치고 있고, 여권은 민주당이 천막당사를 접을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주지 못하고 있다.

이석기 사건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회 윤리특위에 이 의원 제명안을 제출키로 한데 이어 통합진보당에도 해산을 요구하는 등 이른바 ‘정치권 내 종북세력’에 대한 퇴출 수순에 들어갔다. 이에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매카시즘(반공산주의 이념선동)’ 부활을 계속 시도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차단막을 쳤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에 대해 “원내외 병행투쟁을 접고 원내 정치를 복원하자”고 촉구했지만, 민주당은 국가정보원 개혁 이슈를 재점화하면서 장외투쟁 포기 요구를 일축했다.

특히 민주당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제대로 밝히고 강도 높은 개혁을 이끌어 내겠다며 국정원 개혁으로 ▲수사권 폐지 ▲국내정보 수집기능 폐지 ▲기획조정권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이관 ▲국회 통제권 강화 ▲수사·징계 특례조항 폐지를 골자로 한 국정원 개혁 초안을 마련했다. 이런 국정원 개혁을 위해선 국회에서 법안으로 만들어야 한다. 국회로 들어와 여당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지지부진한 고용과 투자현황 등 국민의 살림살이에 좋은 소식이 없는 가운데 여야가 정쟁으로 개점휴업상태를 이어갈 경우 여당의 정치력 부재에 대한 비난여론만큼이나 야당의 원내복귀 압력도 가중된다.

여권도 마찬가지다. 청와대와 여당은 민주당의 복귀명분을 만들어주는 정치역량을 보여야 한다.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이 최근 민주당 의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과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회담 문제를 비롯해 대치정국 해소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 귀국과 함께 대치정국이 해소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 이석기 의원 파동으로 온 나라가 흉흉하다. 정치권이 중심을 잡고 국민 불안을 덜어줘야 할 때다. 따라서 여야는 정치쟁점에 대한 공방과 시급한 민생현안 처리를 분리하는 현명함과 정치적 성숙성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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