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창작자유 훼손’ 위기감 확산
한국영화 ‘창작자유 훼손’ 위기감 확산
  • 연합뉴스
  • 승인 2013.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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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프로젝트’ ‘뫼비우스’ 사태, 표현의 자유 위축”
한국영화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표현의 자유를 위축하는 경고음이 최근 잇따르면서 한국영화를 둘러싼 영화인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 조사를 비판적으로 고찰한 ‘천안함 프로젝트’는 상영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봉착하고,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가 두 차례에 걸쳐 국내에 상영할 수 없는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으면서다.

영화계는 ‘천안함 프로젝트’가 정치적인 관점에서, ‘뫼비우스’는 윤리적인 측면에서 각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사례라며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자유로운 창작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천안함 프로젝트’ 제작진은 9일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중단 진상규명위원회를 발족(이하 진상위)시켰다. 7일 발생한 상영중단 후 이틀 만에 영화인회의,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무려 12개 단체가 모였다. 그간 영화계에서 보기 어려운 발 빠른 조치다.

메가박스 측의 명쾌한 해명 없는 상영중단이 최근 잇따르는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상영관 확대를 논의하던 메가박스 측의 갑작스러운 입장 선회는 표현의 자유 훼손 우려를 부채질했다.

실제로 기자회견에서도 “보수단체에 압박에 의한 것인지, 정치적 압력에 의한 것인지 사건의 원인을 규명할 것”(이은 영화제작가협회장), “환불조치까지 한 거 보면 ‘윗선의 압력’이 있었던 게 아닌가”(임창재 한국독립영화협회장) 등 문제가 된 보수단체의 정체를 밝히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한때 제한상영가 판정을 2차례나 받았던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도 ‘천안함 프로젝트’처럼 표현의 자유 훼손 우려가 일었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우리 사회의 도덕적 기준은 영등위가 세우는 게 아니다. 그것은 우리 시민들이, 관객들이 세워나갈 것”이라며 “한국의 관객들이 ‘뫼비우스’를 직접 보고 판단할 기회를 박탈해선 안 된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표현의 자유이기도 하거니와 헌법적 권리이기도 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영등위는 영화감독조합의 성명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문제가 된 장면을 김기덕 감독 측이 약 3분간 삭제한 후에야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내렸다.

영화계는 이 같은 시도들을 창작의 자유를 훼손하는 경고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한국영화가 최대의 호황을 누리는 상황에서 표현의 자유를 위축하는 이러한 일들이 벌어진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는 인식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한국영화 관객이 사상 처음으로 2000만을 돌파하고, 1월부터 8월까지 누적관객에서 작년보다 20.2% 늘어난 8602만 명을 동원하는 등 한국영화는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영화인회의의 이춘연 대표는 “영화를 잘 만들어서 시장을 키우고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어 칭찬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상영 중단 같은 해외토픽에 나올 법한 사건이 터졌다”며“ 문화민족으로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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