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을 캐시던 할머니께서 한 말씀 하신다. 이 땅은 물 빠짐이 좋아 땅콩을 심었지. 수확이 좋을 땐 돈도 제법 벌었어. 덕분에 네 아비랑 내리 오남매 학비도 보태고 용돈도 주었지. 이젠 너희들 몫이니 세월 참 빠르다. 아~가 이젠 네 할미 무슨 큰 바람이 있겠니. 그저 너희들이 땅콩처럼 여문 꿈이 주렁주렁 열리고 건강하면 그만이제. 오늘도 우리 할머니는 평생 배우지 못해 ‘글’로도 ‘말’로도 표현 못한 인고의 세월을 고랑마다 일기를 써내려 간다.
/문화기획가
/문화기획가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