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 쇼핑몰서 인질극…"최소 22명 숨져"
나이로비 쇼핑몰서 인질극…"최소 22명 숨져"
  • 연합뉴스
  • 승인 2013.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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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괴한, 비무슬림 사살 후 7명 붙잡고 대치”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 있는 4층짜리 대형 쇼핑몰에 21일(현지시간) 무장괴한들이 난입해 손님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최소 22여 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현지 당국과 목격자들이 밝혔다.

케냐 적십자 총재인 아바스 굴렛은 사망자 수가 22명이며, 최소 50여 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한국인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인 16세 소녀가 현장에 4시간여 갇혀있다가 극적으로 탈출한 사실이 전해졌다.

현장에 있던 엘리야 카마우는 이날 낮 복면을 쓴 수명의 괴한들이 AK-소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하고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을 급습했다고 전했다.

카마우는 무장괴한들이 쇼핑몰에 들이닥치고서 무슬림에겐 일어나 밖으로 나가라고 명령했다면서 비무슬림이 공격을 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라는 이름의 다른 목격자는 괴한들이 아랍어나 소말리아어로 보이는 외국어를 쓰고 있었으며, 손님 다수를 처형하듯이 사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범인들이 스와힐리어로 말하진 않았다”며 “뭔가를 질문받고 난 후 처형당하는 사람들을 보았다”고 덧붙였다.

케냐 중산층과 외국인에게 인기 있는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에는 주말을 맞아 가족 단위 손님으로 붐볐으며, 무장괴한들은 수류탄을 던지고 총격을 가했다.

AP 기자들은 습격이 시작한 후 2시간여 동안 시신 10구와 부상자 수십 명을 보았다고 밝혔다.

AFP 기자들은 경찰과 경비원을 인용해 괴한들이 적어도 7명을 인질로 붙잡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 AFPTV 기자는 경찰과 경비원이 쇼핑몰 내 복합 영화상영관을 확보하려고 애를 쓰고 있으며, 위층에 있는 장난감 코너에서 최소 20명을 구출하는 장면을 봤다고 밝혔다.

겨우 탈출에 성공한 한 가게 점원은 괴한들이 쇼핑몰 전체를 장악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과 구급차가 출동해 쇼핑몰 주변을 에워쌌으며 공포에 질린 흑인과 백인, 인도인 등이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쳤고 날아오는 총탄을 피하려고 건물 벽에 숨는 이들도 있었다.

케냐 경찰 특수부대는 인질이 장악하고 있는 쇼핑몰에 진입을 시작했으며, 군병력도 현장에 파견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부상자들은 인근 아가칸 대학병원과 나이로비 종합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쇼핑몰 안에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이 있는 웨스트랜드 지역에는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주케냐 대한민국대사관도 있어 한국인의 피해가 우려됐지만 부상자 중에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

대사관 관계자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나이로비에서 외국인학교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인 L양(16세)은 이날 친구 생일을 맞아 쇼핑센터에 들렀다가 범인들을 피해 4시간을 숨어 있다가 간신히 탈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친구가족과 함께 2층 영화관의 영사실로 숨어들어 빛이 새어나가지 못하게 모든 창문을 밀봉하고 숨어 있었으며, 밖에서 문자메시지를 통해 어머니가 전해 주는 상황을 접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때마침 정오께 약속 장소인 쇼핑몰로 들어오던 L양의 케냐인 친구와 친구 아버지가 범인들이 쏜 총에 맞아 병원으로 실려갔다.

L양은 범인들을 피해 숨어 있었던 4시간이 현실 같지가 않아 아무런 감정이 일어나지 않았으나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왔을 때는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경찰 특공대의 진압작전으로 무사히 구출된 L양 외에도 이날 현장에서 범인들을 피해 숨어 있거나 도망쳐나온 한인들이 여러 명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1년 말 소말리아 이슬람 반군 알샤바브는 케냐가 소말리아에 병력을 파병한 데 대한 보복으로 나이로비를 대규모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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