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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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회복의 해결사 ‘포도’
포도는 포도과에 속하는 작물로서 과실가운데 재배역사가 가장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생산량도 가장 많아 과실 총 생산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과 서아시아이며, 기원전 3천 년 전부터 생명수로서 치료용으로 인류의 총애를 받아온 과실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에 포도가 들어온 것은 고려 숙종 때로 추정되며, 예부터 피로회복, 소화촉진 등에 좋은 과실로 정평이 나있다.

포도에 대한 문헌을 살펴보면 ‘본경(本經)’에는 ‘포도는 기(氣)를 늘리고 힘을 내며 지(志)를 강하고 살찌게 하며 주림을 이기고 풍한(風寒)을 없앤다. 오래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늙지 않으며 오래 산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육천본초(陸川本草)’에는 ‘포도는 자양강정하고, 혈을 보하며 심장을 튼튼히 하고, 소변을 이롭게 하며 요통과 위통을 다스린다’고 기록되어 있다.

현대과학에서 밝혀진 연구내용은 ‘본경’이나 ‘육천본초’에 기록된 효능보다 훨씬 더 넓고 깊다. 우선 포도의 성분조성을 보면 수분(82~87%)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당류(11.1~19.4%)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유기산인 주석산과 사과산이 0.5~1.5% 함유돼 있다. 흔히들 포도 맛이 새콤달콤하다고 표현하는데 이는 포도의 당류와 유기산이 만든 합작품이다. 그리고 포도가 피로회복에 좋은 이유는 포도의 당류 중 포도당과 과당 때문이다. 그 원리를 설탕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설탕의 단맛인 수크로우스(sucrose)는 위장에서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된 후 장에서 흡수되는 반면, 포도의 포도당과 과당은 포도를 먹으면 곧장 흡수되므로 설탕에 비해 훨씬 빨리 피로를 회복시키게 된다. 운동 후의 피로 회복이나 기력이 약해졌을 때 포도는 참 좋은 보약이 될 수 있다. 포도는 당류와 구연산 외에 칼슘, 철 및 칼륨 등의 미네랄에 의한 조혈 및 정혈 작용을 촉진시키고, 유기산, 펙틴, 탄닌 및 검 물질 등에 의한 해독작용과 장운동을 촉진시킨다.

포도는 모양도 탐스럽고 색깔 또한 진한 자주색으로 보기에 참 좋다. 이처럼 포도가 아름다운 것은 포도껍질에 안토시아닌(anthocyanin)계 색소 때문이다. 포도 껍질의 색소 중에는 강력한 항암작용을 하는 물질, 특히 폴리페놀(polyphenol)계 중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은 항암작용이 뛰어난 물질이다. 동물 및 임상실험 결과 대장암, 소장, 식도, 유방, 피부 및 간암 등에 효능이 있다는 것이 밝혀져 있다.

포도는 과육과 껍질은 물론 포도 씨에도 몸에 이로운 기능성 성분이 많다. 포도 씨에는 약 20%의 지방이 함유되어 있다. 이 중 필수지방산인 리놀레익 산(linoleic acid)은 심근경색, 뇌졸중, 고혈압 및 스트레스 예방 효과가 증명되었고, 이외 남성호르몬의 분비 촉진과 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천연 항산화제인 알파 토코페롤(α-tocopherol)은 대두유 보다 약 70% 많아 산화 및 노화 방지에 효과적이다. 카테친이라는 물질에 의해 항암작용, 고혈압, 동맥경화 예방에 효과적이며 또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스테롤류(291~574mg/100g)가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어 대두유의 4.5~8.8배에 달한다.

최근에 적포도주가 몸에 좋다 하여 우리나라에서도 꽤 많이 소비되고 있는데 과연 몸에 좋을까? 전술한 바와 같이 포도 중에 함유된 여러 가지 기능성 물질이 포도주의 제조 과정 중에 거의 대부분 용출되기 때문에 다양한 생리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꼭 기억해야 할 것은 포도나 포도주는 한의학으로 볼 때 태양인 체질에 좋으나 태음인 체질에는 그렇지 않다. 만약 태음인 체질인 사람이 포도나 포도주를 많이 먹게 되면 눈이 나빠질 수 있고, 혈당이 높아지거나 지방간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술은 아무리 몸에 좋은 술이라 할지라도 술은 술일 뿐이다. 술은 양날의 칼과 같아서 적당하게 마시면 신체의 기능에 도움이 되지만 취할 정도로 마시면 득보다 실이 많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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