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수 기자
창원시 관내 3개역을 이용하는 KTX 승하차수는 2011년 하루평균 4300명에서 지난해는 6500여명으로 크게 증가했으나 평일 열차편은 주중 9회, 월·금 10회, 주말 11회가 고작으로 창원시와 도시규모가 비슷한 울산의 주중 1일 32~33차례 운행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고속철도의 불편한 진실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바로 ‘표 구하기 전쟁’이다.
창원에서 서울까지 KTX왕복표는 10만원대. 한달간 이용하면 40만∼50만원으로 봉급쟁이에게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그나마 비즈니스카드가 있던 시절에는 최대 30%까지 할인 받았으나 작년 5월부터는 이마저도 없어졌다. 철도청은 대신 ‘파격가 할인상품’을 내놨다. 이는 최대 50%까지 싸게 살 수 있어 대상만 되면 금상첨화다. 문제는 접속이 시원찮고 당첨이 잘 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용자들은 판매시간 10분 전부터 촉각을 곤두세우며 출발역·도착역 시간, 날짜 등을 세팅하고 기다리지만 접속이 잘되지 않고 모래시계만 계속 도는 상황. 그렇게 5분을 기다리다가 다시 시도하려고 나갔다 들어오면 상황종료이기 일쑤다. 결국 30분 씨름하다 할인 하나 못받고 허탈하기만 할 뿐이다. 초기에는 70∼80% 정도 할인상품을 탔지만 최근에는 할인혜택을 거의 보지 못한다는 얘기가 많은 것을 보면 차액을 노린 ‘암표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든다.
철도청은 경전선 서울~마산간 KTX가 개통되면서 수도권과 반나절 생활권이 실현돼 물류비 절감은 물론 이동시간 단축에 따른 비용 감소, 인적·물적 교류증대로 지역경제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창원을 비롯한 경남은 KTX의 어정쩡한 서비스로 ‘왕짜증’을 내고 있다.
경남 이용자는 봉이 아니다. 제기된 고객의 불만사항에 뾰족한 수가 없다고 뒷짐만 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실정에 맞는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서비스 개선 없이 고속철도면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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