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박은선 성별 검증 주장은 인권 침해”
서울시청 “박은선 성별 검증 주장은 인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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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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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실업축구 WK리그 서울시청이 박은선(27) 성별 논란을 제기한 나머지 구단의 주장에 대해 인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김준수 서울시청 단장이자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은 7일 서울 중랑구 서울시체육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인간의 성별을 확인하자는 주장은 당사자의 인격과 자존심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밝혔다.

 서울시청을 제외한 WK리그 6개 구단 감독은 지난달 19일 간담회에서 박은선 성별에 의문을 제기, 올해 12월 31일까지 박은선의 내년 WK리그 출전 여부를 판정해주지 않으면 서울시청을 제외한 모든 구단이 내년 시즌 출전을 거부하겠다고 의견을 모아 한국여자연맹에 최근 전달했다.

 김 단장은 6개 구단이 박은선 성별 검증을 요청하는 의견이 적힌 문서를 갖고 나오기도 했다.

 김 단장은 “6개 여자 구단 감독이 또다시 박은선의 성별 진단결과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박은선을 두 번 죽이자는 것이며 어떠한 경우에라도 지켜져야 하는 기본적인 선수 인권을 저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성별 판정 논란이 재론돼서는 안 될 것”과 “이에 어긋나면 서울시와 서울시체육회가 선수 인권 보호를 위해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진상 규명과 논란을 일으킨 구단의 사과도 요구했다.

 김 단장은 “언론 보도 이후 진실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고 하는 시도에 심각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 정식으로 철저한 진상조사를 의뢰할 것”이며 “6개 구단은 소속 감독들이 사회적 물의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하며 공식 사과도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6개 구단 감독들이 박은선이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은 게 성별을 의심할만한 근거라고 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단장은 “박은선은 고등학교 재학 중 국가대표로 발탁돼 동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 아테네올림픽에 참가했다”며 “2004년 올림픽에 나갈 때도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2010년 아시안컵 출전을 앞두고 박은선이 대표팀에 발탁됐으나 중국 언론에서 성별 문제가 제기되고서 박은선이 대표팀에서 물러난 것은 몸 상태가 되지 않아서 박은선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중국의 으름장 때문에 대한축구협회가 박은선을 대표팀에서 제외한 것은 아니다”라며 “2010년에 박은선이 우리 팀을 이탈해 있던 상태”라며 박은선이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서정호 서울시청 감독은 박은선이 최근 대표팀에 발탁되지 않은 것은 정신적인 부분이 큰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내년 여자 아시안컵을 앞두고 대표팀에 발탁되길 바란다는 소망도 덧붙였다.

 서 감독은 “박은선이 팀을 이탈해 몸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표팀에 뽑히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이번에도 박은선이 정신적인 준비가 충분하지 않아 한 박자 뒤에 대표팀에 뽑히길 바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이어 “대표 선수를 뽑는 것은 대표팀 감독의 권한이며 박은선은 국가대표로 손색없는 선수”라며 “박은선은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자질과 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

 서울시청은 성별 검증에 대한 기준 자체가 모호하기에 타 구단의 성별 검증 요청은 부당하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서정호 감독은 “국제축구연맹, 아시아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에도 성별에 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김 단장 역시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다고 해서 여성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는 게 의학계 진단”이라며 “예전 검사 결과에 박은선의 남성 호르몬 수치가 기준보다 높게 나왔지만 여성이 아니라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받아쳤다.

 한편, 서정호 감독은 곧 박은선이 나서서 심정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서 감독은 “박은선이 걱정돼 통화를 계속 하고 있다”며 “그래도 박은선이 과거보다 많이 성숙해지고 이런 얘기에 대해 면역성도 생긴 것 같다”고 박은선의 상태를 전했다.

연합뉴스



박은선 성별 논란 입장 밝히는 서울시청
서정호 서울시청 여자축구부 감독(오른쪽부터)과 주원홍 서울시체육회 실무부회장, 김준수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이 7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시체육회에서 시청 여자축구단 박은선 선수 성별 논란에 관한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청을 제외한 WK리그 6개 구단은 박은선의 성 정체성을 의심하며 내년 리그경기에 박은선을 뛰지 못하게 하도록 하는 데 결의했다. 박은선은 당당한 풍채와 특유의 저음 때문에 성별 논란을 받은 적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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