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봉사활동 ‘시간 채우기’ 전락
중·고생 봉사활동 ‘시간 채우기’ 전락
  • 정원경
  • 승인 2013.11.1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학 평가점수 반영에 쉽고 편한 업무만 선택
청소년들에게 나눔과 배려의 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회봉사활동제도가 실제 해당 기관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봉사활동시간이 주말에 몰리거나 또 시간 채우기식이어서 이 제도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11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학생들의 권장 봉사활동 시간은 연간 중·고생 20시간으로 고교진학 평가점수 반영은 물론 대다수 대학들의 신입생 평가에 활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시립도서관이나 행사 안내, 소방서 등에서 잡일을 하거나 청소 등으로 학교에서 정한 봉사시간을 채우고 있다.

수능일인 지난 7일 중학생들이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해 한 소방서에서 청소를 하고 있었다.

소방서 관계자는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해 방학이나 쉬는 날이 되면 아침부터 줄을 서 있다”며 “시킬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인데 학생들이 계속오다보니 업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 주민센터 관계자도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하러 찾아오면 문서정리나 청소를 시키는 일이 대부분”이라며 “여기서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보니 복지시설로 연결 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요양원 등의 복지시설에서도 주말과 방학을 이용한 시간채우기식의 학생들이 몰려 난감한 입장이다.

장애인 복지시설 관계자는 “단체나 봉사동아리 등 주기적으로 오는 봉사자들이 있고 전담인력이 있는 상태에서 방학마다 하루 40~50명의 학생들이 몰리면서 감당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 노인요양병원 관계자는 “방학이 되면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려는 학생들의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며 “주말에는 정기적으로 오는 분들이 있고, 어르신분들도 사람이 많아지면 혼란스러워 하기 때문에 조절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학생들의 봉사인식 부재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복지시설 관계자들은 학생들이 봉사에 대해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고 무작정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학교에서 봉사활동에 대한 교육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도 관계자는 “학생들이 평소에도 봉사활동 시간을 채울 수 있게 교통도우미, 봉사단체 가입, 선플달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기관 등을 안내하고 있다”며 “각 학교에서는 전담교사를 통해 사전교육을 통해 취지, 주의사항 등을 지도하고 있고 앞으로도 연수 등을 통해 지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