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옥 교수의 운동이야기
권선옥 교수의 운동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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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씨름, 팔이 짧은 사람이 유리하다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과학자로 부력의 원리를 발견하기도 한 아르키메데스(Archimedes)는 지레와 관련하여 “내게 충분히 긴 지레와 받침대, 그리고 서 있을 자리를 주면 지구를 움직여 보겠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고 한다. 아르키메데스가 지구를 들 수 있느냐 없느냐는 지구의 무게(저항)×지구와 받침점(축)까지의 거리(저항팔), 아르키메데스의 몸무게(힘)×아르키메데스와 받침점(축)까지의 거리(힘팔)의 관계에서 결정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 때 아르키메데스는 몸무게(힘)는 작고 지구의 무게(저항)는 크므로 저항팔보다 힘팔이 훨씬 커야 하기 때문에 지레대의 길이는 거의 무한대에 가까워야 할 것이다. 아르키메데스의 지레는 지구를 1cm 들 때 아르키메데스는 거의 죽을 때까지 내려가야만 되어 힘에서는 이익을 보고 거리에서는 손해를 보는 지레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지레의 원리를 이용하여 적은 힘으로 큰 저항을 움직이는 생활용구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가위를 예로 들면, 가위는 가운데 부분이 받침대(축), 손잡이가 힘, 자르는 부분이 저항이 되는 지레로 종이나 고기를 자를 때 손잡이가 긴 가위를 사용하거나 받침대(축) 가까이로 가져가서 자르면 힘이 덜 들게 된다. 나뭇가지를 자를 때 사용하는 가위는 보통 가위와는 좀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다. 나뭇가지는 종이나 고기보다 저항이 커기 때문에 저항팔은 짧고 힘팔은 더 길어야 하며 양 손(큰 힘)으로 힘을 주어 잘라야 하기 때문이다.

인체의 움직임은 하나이상의 근육 수축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근육은 하나이상의 관절을 건너뛰어서 뼈에 붙어있다. 근육이 시작하는 곳을 이는 곳(origin)이라고 하고 몸쪽(proximal)에 있으며, 근육이 붙는 곳을 닿는 곳(insertion)이라고 하며 먼쪽(distal)에 붙어 있다. 인체의 움직임은 관절을 축으로 닿는 곳(먼쪽)의 뼈가 이는 곳(몸쪽)의 뼈로 이동하면서 생긴다. 인체 지레는 관절이 받침대(축)가 되고 근육의 닿는 곳이 힘점이 되며 물체를 잡는 쪽이 저항이 된다. 아르키메데스의 지레와는 달리 대부분의 인체 지레는 힘팔보다 저항팔이 길어 힘이 많이 들게 되지만 힘점이 조금만 움직여도 저항은 많이 움직이는, 그래서 힘에서는 손해를 보고 거리에서는 이익을 보는 지레다.

팔씨름(Arm Wrestling), 남자라면 일생에서 최소 한번쯤은 해봤을 남자의 힘 싸움 중의 하나다. 팔씨름을 할 때 사용되는 근육은 상완이두근(위팔두갈래근), 회내근(엎침근), 회외근(되침근) 등으로 이들 근육이 닿는 곳이 힘점이 된다. 세 근육 모두 닿은 곳(힘점)은 아래팔의 요골(노뼈)이며 팔꿈치관절에서 가깝다. 그리고 관절은 축이 되는데 상완이두근을 굽히는데 사용되는 팔꿈치관절과 노뼈와 자뼈 사이에 있으며 손바닥을 엎치고(회내근) 되칠 때(회외근) 사용되는 노자(요척)관절, 이 두 개의 관절이 사용된다. 엎침은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이 탑 스핀을 할 때처럼 손바닥을 지면으로 향하는 움직임이고, 되침은 그 반대 동작이다. 그리고 손을 잡는 지점이 저항이 된다.

팔씨름의 유·불리는 사용되는 근육(상완이두근, 회내근, 회외근)이 수축할 때 생기는 힘과 힘팔의 길이, 그리고 상대의 힘(저항)과 저항팔의 길이 관계에서 결정되는데, 힘의 크기가 같다면(힘팔의 길이는 아주 적은 차이임) 팔길이가 길면 불리하다. 팔씨름의 중요한 기술인 훅(Hook, 되침)과 롤(Roll, 엎침)에서 힘팔보다 저항팔이 상대적으로 길어 불리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힘이 최대로 되는 각도인 팔꿈치관절을 90도로 유지하는 것에서도 불리하게 된다. 오늘 밤 아들과 딸의 손목을 잡고 팔씨름을 한 번 해보자! 아이는 어떤 느낌을 가질까?

/경상대학교 체육교육과

팔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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