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성격유형1>
이준의 역학이야기<성격유형1>
  • 경남일보
  • 승인 2013.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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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갑자
‘너 자신을 알라.’ 고대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현관 기둥에 새겨졌다는 유명한 말이다. 이 말은 그리스 7현인의 한 사람인 탈레스가 또는 스파르타의 킬론이 또는 다른 사람이 한 말이라고는 하나 분명하지가 않다. 다만 탈레스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아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고, 남에게 충고하는 일은 매우 쉬운 일이라고 하였다 한다. 이후에 태어난 소크라테스는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의 어리석음(無知)을 깨닫는 것이 세상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기면서 이 격언을 자신의 철학적 활동의 지침으로 삼았다.

하지만 희극작가 메난드로스는 ‘남을 아는 것’이 현실적으로 훨씬 더 유익하다고 하면서 ‘너 자신을 알라’라는 격언을 비판하였다. 이래저래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도 알아야 하고, ‘남’도 알아야 한다. 자기를 아는 것이 행복한 삶을 사는 기본바탕이라면, 남을 아는 것은 조화롭고 풍요롭게 살아가는 바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와 너를 아는 방편 중 하나가 사람을 어떤 유형으로든 분류하여 살펴보는 것이다. 사람을 유형화하는 것이 심리학, 윤리학, 철학, 언어학 등에서 유행으로 일더니, 최근엔 인지학, 인지언어학, 언어인지과학, 인지구조학, 인지과학, 뇌과학 등에서 강세이다.

이렇게 분류하여 유형화하는 것을 공자님은 주역 계사전에서 방이류취 물이군분이라 하였다. 흔한 말로 유유상종(類類相從), 끼리끼리 모이고, 같은 놈들끼리 논다는 뜻이다.

이렇게 분류하는 방법들 중에 아주 널리 알려진 것들로 좌뇌형 인간, 우뇌형 인간, 새벽형, 야간형, 혈액형(A B O AB)별 성격, 사상체질(태양, 소양, 소음, 태음) 성격, 12별자리 유형, 타인과 일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본 호랑이 돌고래 코알라 사슴형 성격이 있고, 조직학의 입장에서 성취욕구 기준(맥클리랜드), 목적지향 기준(다운스), 조직적응성 기준(프레스서스), 조직내부 권력관계형성 기준(코턴), 비공식역할 기준(그로스) 유형 등이 있다. 이처럼 학자들마다 제각기 다양한 종류의 성격유형을 엄청나게 제시한다. 이런 유형들을 일일이 따라하다 보면 오히려 어지럽기만 하다. 하도 종류가 많아 ‘나’를 알기도 어렵고 ‘너’를 헤아리기도 어렵다.

또 사용하는 개념도 일정하지가 않다. 기질, 성질, 성정, 성격 등등 제각각이다. 다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외형적으로 발현되는 그 사람의 특질을 성격이라고 하는 데는 어느 정도 공통된 분모가 보인다. 하여 여기서는 외형적으로 발현되는 것에 시선을 두고 성격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고자 한다.

역(易)의 관점에서도 성격유형이 정말 다양하다. 예컨대 주역의 384개 성격유형, 여기에 정역의 뒤집기 원리로 곱하면 768의 성격유형이 있다.

명리학은 일주(日柱)를 근본으로 한 성격이 세월에 따라 달리 발현됨을 전제한다. 명리학에서는 기본적으로 60개의 성격유형을 전제한다. 이를 사주별로 유형화하면 이론적으로 60(일주)×60(월주)×60(시주)×60(년주)=12,960,000개의 1차적 성격이 나타난다. 만약 80세까지 산다면 세월을 합쳐서 12,960,000×80=1,036,800,000개의 2차적 기운으로 분류한다. 80세까지 8대운의 기운을 곱한다면 8,294,400,000개의 3차적 기질이 발현된다. 이론적으로 82억 9440만개의 성격이 나타난다. 지구상의 인구수보다 더 많은 성격유형이 발발한다. 명리학에서는 다양한 세월에 따라 다양한 상황에 맞춰 사람들은 다양하게 변하고 또 성격도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이를 몇 가지 성격유형으로 압축하여 왈가왈부하는 것은 바닷가의 모래알을 이리저리 옮기면서 무더기 지어 제각기 이름 붙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때에 따라 밀려왔다 쓸려가는 물결에 곧 허물어질 것들일 뿐이다.

어떻든 60갑자의 성격유형을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갑자(甲子)일주이다. 갑자는 한겨울(子)의 힘찬 나무뿌리(甲)이다. 나무뿌리는 지난 9월(戌)에 씨앗(辛)에 있던 것이 10월(亥)에 발을 내어 봄철에 하늘을 뚫을 기세로 땅위로 박차고 솟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세월이 차가와 감히 용기를 내지 못한다(甲木參天 脫胎要火,適天髓/沐浴, 12운성). 따스한 사람, 따스한 일, 따스한 상황, 따스한 세월이 되면 부드럽지만 굳센 기세로 용솟음쳐 바위 틈새로 뿌리를 내린다. 그리고 갑자기 불쑥불쑥 예기치 못한 행동을 할 때도 있다. 바람기가 있고 말은 청산유수이다. 특히 음주가무 주색잡기 낭비벽을 삼가야 한다. 갑경충, 자오충, 신자진 수국의 때 월 년을 조심해야 한다. 뜬 뿌리 썩은 뿌리가 될까 두렵다. 자아의식이 강하고 겸손하지만 보수적이다.

성격유형은 나와 너를 알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 따름이다. 너무 매달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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