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사교육에 등골 휘는 대학생들
취업 사교육에 등골 휘는 대학생들
  • 정원경
  • 승인 2013.12.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공공부도 힘든데 토익학원 등 다녀야”
경상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전백동(25) 학생은 매일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학교 수업을 듣고 남은 시간을 활용해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다. 저녁을 먹고 난 뒤에는 토익 스터디 모임에 갔다가 9시가 되면 끝난다. 하지만 기숙사로 돌아와서도 전공과제로 쉴 틈이 없다.

그는 “학기 중에는 전공공부로도 힘이 들지만 취업을 위해서는 틈틈이 인터넷 강의와 스터디 모임으로 토익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며 “곧 방학이 되면 학생들 대부분이 봉사활동, 공모전, 인턴, 자격증 같은 스펙(공인자격)을 채우기 때문에 저도 자격증 공부와 함께 토익 성적을 올리기 위해 사설학원을 다녀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 중에는 학원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도 있었다.

주말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범준(25·창원대) 학생은 평일에는 전공수업과 영어학원을 다녀야 하기 때문에 주말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는 “당장 내년에 졸업하는데 취업을 하려면 영어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고, 도저히 혼자서는 공부가 되지 않아 학원을 다닐 수밖에 없다. 부모님께서 용돈을 주시지만 학원비까지 손 벌리기 죄송해서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학가 앞 어학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의 수업료는 평균적으로 단과반은 15만~20만원이고 종합반은 35만원 정도”라며 “대부분 학생들이 방학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 공부와 어학공부 등을 하고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우리나라 대학생 10명 중 5명이 취업을 위해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대학생 461명을 대상으로 ‘취업 사교육비’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취업 사교육을 받았거나 현재도 받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 57.3%로 과반수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한 해 동안 취업 사교육비로 지출한 금액은 평균 207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인 2008년 동일 조사에서 평균 170만원으로 집계됐던 것과 비교하면 37만원이 증가한 수치로 취업에 대한 부담, 경쟁에 대한 압박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실제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떨어진다는 불안심리가 있는지’에 대해 질문한 결과 80.6%가 ‘있다’고 응답했다.

지금까지 취업을 위해 수강한 사교육(복수응답)으로는 53.0%가 ‘토익, 토플, TEPS 등’이라고 답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영어회화(43.2%), 운전면허증을 제외한 자격증 취득 학습(31.1%), 일반적 컴퓨터 처리능력(29.5%), 해외 어학연수(23.1%), 국가고시와 각종 시험대비 학습(20.5%), 직무와 관련 된 전문 실무학습(16.3%), 제2 외국어(12.9%), 전공보충을 위한 학습(8.7%), 상식(5.3%) 등의 순이었다.

취업 사교육비 충당은 ‘스스로 번 돈과 부모님께 보조를 받은 돈’이 46.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르바이트를 통해 ‘스스로 번다’(28.4%), ‘부모님께 받는다’(20.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한편 ‘취업 사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답한 응답자 197명을 대상으로 사교육을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질문한 결과, ‘사교육비가 부담이 됐기 때문에’란 응답이 49.7%로 가장 많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