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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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제국의 황제 레이 크룩
‘미국 최대의 육류 매입업체’, ‘세계 121개국을 정복한 기업’, 3만4000여 곳의 음식점 운영, 매일 6800만 명 이상의 세계인에게 식사 제공, 거대한 부동산 제국, 세계화의 상징. 이러한 수식어들이 따라다니는 기업은 바로 ‘미국 최대의 패스트푸드 기업’인 맥도날드 햄버거이다. 1983년 12월 미국의 남성잡지 ‘에스콰이어’는 20세기 미국인의 생활 방식에 위대한 기여를 한 50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레이 크록(Ray Kroc)을 선정했다. 작가인 톰 로빈스는 ‘에스콰이어’에 기고한 글에서 “콜럼버스는 미국을 발견했고, 제퍼슨은 미국을 세웠으며, 레이 크록은 미국을 ‘맥도날드 화’ 했다고 쓴 바 있다. 그만큼 맥도날드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인의 입맛과 생활 방식마저 바꿔놓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1937년 17년 간 종이컵 제조회사의 세일즈맨으로 일해오던 레이 크록(Ray Kroc, 1902~1984)은 35세의 나이에 중서부 지역 세일즈 책임자가 되었지만 밀크쉐이크 다섯 잔을 만드는 멀티믹스기를 발견하고는 아내가 이혼소송까지 거론하며 만류하는데도 불구하고 믹스기 세일즈맨으로 전업하게 된다. 이후 20년 간 미국에 있는 수천 곳의 음료수 가게와 간이주점들을 돌아다녔다. 그가 52세가 되던 1954년 믹스기를 8대씩이나 쓰고 있는 ‘맥도날드’라는 햄버거 가게를 방문하게 된다. 이 가게는 아일랜드계 이민자인 패트릭 맥도날드가 1937년 캘리포니아 주 몬로비아에 열었던 레스토랑을 그의 두 아들 리차드와 모리스 맥도날드(Richard and Maurice McDonald)가 1940년에 캘리포니아 주 샌버너디노(San Bernardino)로 옮겨 맥도날드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열었던 것이다. 오직 햄버거와 프렌치 프라이, 그리고 밀크 쉐이크만을 판매하는 독특한 영업방식에다 모든 것이 준비되어있고 깨끗하며 간략한 판매 방식에 판매대 앞에 20m 넘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많은 손님들을 보고 놀란다. 숙소로 돌아온 크록은 맥도날드 체인점이 미국 각처에 생긴다면 그 로얄티에다 가게마다 8대씩 돌아가는 멀티 믹스기의 수요도 대단할 것이라고 계산하며 잠을 설칠 정도였다.

다음날 크록은 맥도날드 형제에게 레스토랑 체인점을 함께 열자고 제안하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정도의 규모와 상황에 만족하고 있었기에 체인점 제안을 거절한다. 크록은 물러서지 않고 다른 장소에 같은 형태의 가게를 열어도 되냐고 요청하게 되고 맥도날드 형제는 쉽게 승낙해주었다. 드디어 크록은 맥도날드 가게를 여는 조건으로 그들 형제에게 매출의 0.5%의 로열티를 주기로 하고 맥도날드 총판권을 받아내게 된다. 1955년 시카고 근교에 첫 체인점을 열었을 때 크록의 나이는 53세였다. 크록은 1955년 말까지 캘리포니아에서 두 개의 총판권을 판 것을 시작으로 1960년까지는 200여 개의 맥도날드 총판권을 팔아 한해 전체 가맹점으로부터 그에게 들어오는 수입이 70만 달러에 이르렀다.

크록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새로 여는 모든 가맹점을 임대하는 사업으로 확장하는 한편 그가 스스로 레스토랑을 열 장소를 물색하여 직접 건물을 짓고 인테리어까지 해주는 토털패키지 방식을 전환하기로 하였다. 그러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게 되면서 아내로부터 결국 이혼까지 당하게 된다. 결국 멀티믹서의 판매권을 넘기기로 하였고 그 대금 10만 달러는 이혼 위자료로 지불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의 토털패키지 임대사업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에 몇몇 보험사로부터 자금을 융통해 낼 수 있었다. 그래서 1961년, 크록은 맥도날드 형제에게 270만 달러를 지불하고 맥도날드사의 상표와 캐치프레이즈, 조리법과 황금 아치 모양의 심벌까지 몽땅 사버렸다. 크록은 1965년 맥도날드 체인점을 9백 38개로 늘려냈고 연간 1억 7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크록은 자신의 성공비결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진술한 바 있다. “만약 어떤 일을 계속 마음에 둔다면 결코 얻지 못할 이유가 세상에 없다. 그러나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 적당히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도전이다. 그리고 나는 그 위험을 극복해내는 걸 즐기는 편이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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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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