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희생자 유해 고향으로 돌아와야
민간인 희생자 유해 고향으로 돌아와야
  • 정희성
  • 승인 2013.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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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성 기자
한국전쟁 전후 진주에서 억울하게 희생돼 경남대에 안치되어 있는 민간인 희생자들의 유해가 고향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한다. 진주시와 ‘한국전쟁 전후 진주 민간인 희생자 유족회’는 최근 경남대에 안치돼 있는 희생자 유해 163구를 진주로 옮겨 올 예정이라고 밝히며 임시 보관처 마련을 위해 부지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한국전쟁 전후 진주에서 국가 권력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들은 최소 1500여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경남대에 안치된 유해는 지난 2002년 태풍 ‘루사’로 산사태가 나면서 처음 발견됐으며 장소는 당시 마산시 진전면 여양리 인근이다. 이후 2004년부터 본격적인 발굴작업이 시작됐다.

마산 진전면 일대는 한국전쟁 당시인 1950년 7월 진주시 진성면과 일반성면 일대 주민들이 대량으로 학살된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희생자들은 진주에서 활동한 보도연맹원들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의 유골은 52년 동안 차디찬 땅속에 묻혀 있었고, 발굴이 된 후에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경남대 예술관 밑 공터의 컨테이너에 임시로 안치되고 나서 지금까지 방치됐다.

이번 귀향도 경남대 측이 유골이 안치된 장소를 조각공원으로 개발한다며 유족회에 유골을 옮겨 달라고 요청해오면서 유족회와 진주시가 이 문제를 논의하게 됐다.

유족들의 입장에서는 가슴을 칠 일이다. 국가 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것도 모자라 지자체의 무관심으로 반세기가 넘게 타지에서 유해가 쓸쓸히 방치됐기 때문이다.

늦었지만 진주시가 유족들의 민원을 받아들여 유해를 진주로 가져오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시는 진주안락공원이나 내동면에 위치한 공원묘원을 임시 보관처로 염두에 두고 있다.

시는 하루라도 빨리 유해를 진주로 가져와야 한다. “이제 나이가 많아 일년에 몇차례씩 타지로 가기도 힘이 들고 진주로 모셔오는 것이 후손으로서의 도리인 것 같다”는 유족의 간절한 바람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

진주 민간인 희생자 유골은 163구 외에도 지난 2009년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속칭 ‘진성고개’ 인근에서 114구가 발견된 적이 있으며, 유해는 충북대 내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추모관’에 안치돼 있다. 또 학살지로 추정되는 곳은 11곳이 더 있지만 현재 예산부족으로 발굴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시는 유해를 옮겨 오는 일과 함께 발굴작업도 예산확보를 통해 하루빨리 실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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