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관세분석소 정원일 관세행정관
“빠르게 출시되는 신상품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새로운 분석기술도 연구하다 보니 잠시도 느슨해 질 틈이 없어요”
진주 혁신도시로 이전한 중앙관세분석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원일(53) 관세행정관의 말이다.
고가의 명품 브랜드부터, 저가의 농산물까지 모든 수출입 상품에는 저마다의 고유 번호가 매겨진다.
이 품목번호를 통해 세금, 즉 관세가 결정되고 정상적인 수출입 무역이 개시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관세행정관은 수출입 물품을 분석해 그 결과를 토대로 품목번호를 결정하는 품목분류 사전심사 업무를 맡고 있다.
최근엔 품목분류 결정을 위한 분석업무가 부쩍 늘어 어깨가 무겁다.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아세안, 유럽연합, 미국, 중국 등 다양한 국가들과의 국제 무역의 증가에 따른 국가별, 물품별 협정관세가 다르기 때문이다.
“품목번호의 경우 국제적인 거래이기 때문에, 분석 능력이 떨어지면 국가적으로 공신력의 문제가 떨어 질수 있습니다. 연구를 게을리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여기다 마약청정국인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신종마약이나 부정의약품 등 국민건강을 해치는 위해물품에 대한 분석업무도 날로 증가 추세다.
그는 “중앙관세분석소의 분석능력은 세계적 수준”이라며 “작년엔 호주에서 열린 세계 마약 숙련도 시험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마약 분석능력이나 여러 면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입사 25년차인 베테랑인 그는 업무에 있어선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날 사람’으로 통한다. 그만큼 일에 있어선 철저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그는 2002년 부터 3년간 수입산 고추 다데기 분석 업무를 맡아 관세차익을 노려 고추가루를 다데기로 포장한 부적합한 다데기 물품을 대거 적발해 30억 상당을 추징했다.
또 다데기에 파프리카 색소를 첨가해 저품질의 다데기를 고품질로 위장한 물품 20여 건을 적발하기도 했다.
그런 그의 활동으로 국내 고추농가 보호에 큰 힘이 된 것은 물론이다.
중앙관세분석소는 진주혁신도시로의 입주 1년 차를 맞고 있다.
진주에서 첫 새 해를 보낸 그는 “진주에 오기 전만 해도 약간의 두려움을 안고 입주했지만 진주시민들께서 따듯하게 환대해 주시고 더 많이 가까워 졌음을 느끼고 있다”면서 “중앙관세분석소는 서부경남의 중소기업의 수출을 위한 품목번호와 관련 지역 세관과 연계해 공동 컨소시엄으로 컨설팅을 적극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글=임명진기자·사진=오태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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