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수 기자
10년간 시정을 이끈 박 시장의 공백은 경남의 수부도시 창원시장 선거에도 파란을 몰고 왔다. 연동된 양대선거 관련 도지사와 창원시장 후보의 ‘러닝메이트’ 바람도 솔솔 불어 귀추가 주목된다. 창원지역에는 뚜렷한 2인자가 대두되지 않은 상황에서 10여명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며 기자회견이나 출판기념회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배종천 시의회의장의 기자회견, 김오영 도의회의장의 출판기념회는 시장선거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박 시장의 불출마회견 이전의 이같은 발빠른 행보에 과열선거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진주시장 선거는 설연휴를 넘기고 2월 초에나 후보군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부에서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면서 잠재 후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통영에서는 진의장 전 시장이 출마를 선언하며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고, 함안과 산청은 현 군수의 불출마로 조기에 달아 오르고 있다. 김해는 김맹곤 시장이 수성에 나선 가운데 타도를 외치는 여권의 도전이 거세다. 현 군수의 3선 연임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고성과 하동은 격전의 장으로 돌변했다. 설을 앞두고 유력인사들이 대규모 세몰이에 나서는 것은 명절 밥상 민심을 선점하는 것은 물론 초반 레이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선거만 있고 민생은 안중에도 없다’는 탄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조선후기 실학자 최한기는 ‘천하의 근심과 즐거움은 선거에 달려 있다’며 ‘천하우락재선거(天下憂樂在選擧)’라는 명언을 남겼다. 선거는 지역을 위해 일할 일꾼을 뽑는 것이다. 후보자가 주장하는 공약이 실현 가능한지, 됨됨이나 품성은 4년간 지역살림을 맡길만한지를 살펴 가려 뽑은 후 임기 중 잘잘못을 지적하고 충고해 바로잡아가도록 하는 것은 오롯이 유권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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