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들여 가꾸면 반드시 좋은 결실”
“정성 들여 가꾸면 반드시 좋은 결실”
  • 임명진
  • 승인 2014.03.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산 장학재단 정성근 이사장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밝히는 인재 후원양성에 보람되고 뿌듯합니다.”

정성근(92) 과산 장학재단 이사장의 지역 후학사랑이 교육의 도시를 자부하는 진주 지역사회에서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과산 정성근 장학재단은 지난달 28일 진주축협 3층 회의실에서 제9회 장학금 수여식을 가졌다. 이날 장학금 수혜 학생은 진주시 거주 대학생 25명으로, 1인당 100만원씩 총 2500만원이 수여됐다.

2005년 12월에 설립한 과산 장학재단은 ‘메마른 땅에 단비’와 같이 지역 교육계에 미담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배출한 장학 수혜자만 179명에, 지급한 장학금 총액도 1억8000만원에 달한다. 특히 진주시장과 진주소재 대학 총장의 추천을 받은 학생들을 엄선해 장학금 수혜의 공정성을 기하고 있다.

설립자인 정성근 이사장은 1923년 진주시 하촌동의 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에 다닐 적엔 당시 한 달에 45전 하는 월사금을 못 낼 정도로 가정형편이 어려웠지만, 정 이사장은 힘든 형편에도 배움에 대한 열정을 내려놓지 않은 것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고 굳게 믿고 있다.

“밥을 제대로 못 먹을 정도로 가난했는데도, 아버지가 ‘그래도 배워야 된다고, 아무 걱정하지 말고 학교를 다니라’고 등을 떠밀었습니다. 살아오면서 아버지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저절로 알게 되었지요.”

정 이사장은 1963년부터 진주시 산림조합장을 8년간 역임했다. 지금도 경남도 임우회 고문을 맡고 있고, 10년간 한국양묘협회 경남지부장을 맡을 정도로 나무사랑이 남다르다.

한자로 이룰 성, 뿌리 근. 이름처럼 평생을 그의 직업과 똑같은 삶을 살아왔다. 그 공로로 1966년 내무부 장관 표창, 2005년 대한민국 산업포장(산림사업부문)을 수상했다.

장학재단의 과산은 일평생 산에 나무를 심어온 정 이사장의 호를 따서 지었다.

“사람이나 나무는 정성 들여 가꾸면 반드시 좋은 열매를 맺게 돼 있어요. 지금은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힘들어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나중에라도 꼭 빛을 발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과산 장학재단은 장학생 배출자와 남다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는 2년 연속 장학금을 수혜 받은 한 학생이 교사로 임용되면서 감사의 선물을 전달해 정 이사장을 기쁘게 했다.

“학생들이 역경을 딛고 성장해 가는 게 너무 기분이 좋아요. 멀리 보고 크게 생각해서 정말 이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현재 장학재단의 출연 재원은 진주시 대안동에 위치한 부동산의 임대 수입 등으로 마련하고 있다.

부친의 남다른 후학 양성에 아들인 정연규(61) 진주축협조합장도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과산 장학재단이 우리 지역에서 두고두고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는 뜻을 밝혀 부자 간의 지역 후학사랑이 귀감이 되고 있다.

글=임명진기자 ·사진=오태인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