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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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4.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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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인간은 살아가면서 남에게 인정을 받고 싶은 욕망이 있다. 이 욕망이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자기가 잘났다는 것을 보이고 싶은 과시욕으로 발전하기도 하고 이 과시욕이 때로는 자연히 자기자랑을 유발하게 만든다. 인간에게는 지적능력이 뛰어나 그 무엇보다도 훌륭하고 강하지만, 그러나 혼자이다 보면 나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기 과시욕을 통해 자신은 나약하지 않다고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자기자랑을 하기도 한다. 자기자랑을 많이 하는 경향을 자기현시욕(自己顯示欲)이 강한 것으로만 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열등감을 감추려는 무의식적 동기에 의한 경우도 많다.

오늘날 남녀를 막론하고 가장 큰 자랑거리가 되는 것은 아마도 돈이요 재물일지도 모른다. 돈이 많다는 것은 생존경쟁에서 이겼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으므로 큰 부자는 곧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가 어떠한 방법으로 돈을 벌었는지 보다는 지금 얼마나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아주 많은 돈을 가지게 되면 굳이 자기자랑을 하지 않아도 남들이 먼저 우러러 보기 때문에 자랑을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어중간하게 어느 정도의 돈을 가진 사람은 값비싼 옷을 사 입고 보석으로 몸단장을 해서라도 그런 사실을 은근하게 자랑하고 싶어 한다.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인력으로 막을 수 없을지 모르나, 돈의 가치체계가 정상을 차지하고 재물이 자랑거리의 으뜸이 되고 있는 사태는 어느 모로 보나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라고 본다. 돈의 힘이 너무 강하면 사람들은 살아가기에 불편이 없을 정도의 재산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끝없이 많은 돈을 탐내게 된다는 뜻이다. 재물이란 한도가 있는 것이어서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므로 해서 적게 가지는 사람은 가난할 수박에 없다. 그래서 빈부의 격차는 심해지기 마련이며, 결국 빈부의 격차는 여러 가지의 갈등과 불안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인 까닭에 남에게 인정을 받고 싶고, 남의 인정을 바라는 까닭에 남의 이목을 의식하기도 한다. 앞만 보며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면 알아주는 사람들은 알아줄 것인데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가끔 자기자랑의 어리석음을 범하기도 한다. 물론 자기자랑은 남들보다 자신이 더 뛰어나다는 우월감의 표시이기도 하지만, 자기 과시욕이 있는 사람들은 그만큼 약점 또한 있기 마련이다. 어쨌든 우리는 자기자랑의 어리석음을 범하기도 하지만 자랑거리가 돈과 재물로 쏠려서는 아니 된다.

자기자랑은 자신만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유익하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자랑의 원인이 무엇이든 그 자체를 놓고 볼 때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이를테면 인간은 질투심이 강한 존재라서 남의 자랑을 좋게 보지도 않지만, 자랑의 의도가 무엇이든 상대가 자신을 높이면 겉으로는 좋은 척 하더라도 속으로는 나쁜 쪽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지나친 자기자랑은 상대 모두에게 해악(害惡)을 끼치기도 하지만, 또한 사람들의 빈축을 사기도 하며 되레 자신을 고립시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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