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 기자
이도 저도 아니라면 최소 완성된 작품을 보고 가스가마에서 만든 작품인지 전통가마에서 나온 작품인지 구별이라도 할 수 있는 수준인가. 이번 경남도 무형문화재 ‘분청사기장’ 인정을 위한 조사단의 수준에 의심이 간다. 학사가 박사논문을 심의하는 꼴이기에 이르는 말이다. 현재의 도무형문화재 인정제도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우선 무형문화재 인정을 위한 조사지표 항목을 세분화해야 한다. 또 세분화된 지표마다 적정 배점을 부과하고 이를 토대로 평점을 내야 한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추기 위해서다. 또한 조사단과 심의단 구성도 이대로는 안 된다. 도내 인사는 배제되어야 한다. 어떤 경우든 인맥 형성을 차단하기 위한 방편이다. 이와 함께 조사단과 심의단을 이원화하는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
조사단은 나름의 잣대로 각 세분화된 지표의 의견을 개진하고 각자 조사보고서를 만들어 봉인한 후 심의단에 통보하는 방식이다. 특히 조사단은 전통문화의 최고수준에 이르는 인사로 구성해야 한다. 타 지역에 있는 해당 분야의 무형문화재를 초빙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조사과정 또한 개선돼야 한다. 각 분야별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도자기 분야만큼은 성형, 장식(조각), 초벌구이, 장식(그림), 시유, 재벌구이, 완성의 전 단계마다 조사단을 파견, 그 과정을 보고 느낀 그대로 보고서를 작성하면 된다. 다만 이 과정에는 대상자측이 추천한 약간명의 참관인에게 공개를 하는 것이 좋겠다. 경남도와 전문가 집단은 빠른 시일 내 이를 고민하고 실천에 옮겨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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