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지자체마다 케이블카 시설 붐
일선 지자체마다 케이블카 시설 붐
  • 허평세
  • 승인 2014.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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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평세 (남부지역본부장)
통영의 미륵산 케이블카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상당수 일선 지자체들이 열악한 재정자립도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의 지원을 바라보며 경쟁적으로 케이블카 사업에 눈독을 들여 환경단체의 반대와 정부 당국의 지적을 받는 등 졸속행정을 펼쳐 상당수 주민들의 비난거리로 등장했다.

이처럼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며 일선 지자체들의 케이블카 설치 촉매제 역할을 한 미륵산 케이블카는 183억원을 들여 지난 2008년 4월 개통해 지난해말까지 누적 탑승객 760여만명에 600억원 정도의 입장료 수익을 기록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며 지역경제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가 이제는 전 국민들의 관광 유락시설로 자리잡으면서 인근 거제시를 비롯 사천과 함양, 산청 등 인근 지자체들은 환경훼손은 물론 수익성마저 분석하지 않은 채 경쟁적으로 달려들어 상당수 주민들은 물론 관계당국의 심한 질책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거제시의 경우 사업비 380억원을 동원, 학동고개에서 노자산 전망대를 잇는 1.9km 선로에 52대의 곤돌라를 2016년 완공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또 인근 사천시도 400억원을 들여 사천시 동서동 일원 각산에서 초양도를 잇는 2.49km의 자동 순환식 케이블카를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케이블카 난립현상을 부추기며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일부 주민들은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환경부와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은 영호남에 지리산 케이블카를 1곳씩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지리산권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홍 지사는 지난달 19일 산청군을 방문해 “지리산 케이블카를 영호남에 1곳씩 설치하는 것을 환경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고, 윤 장관은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과의 통화에서 “영남과 호남에서 1곳씩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을 신청하면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심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타당성이 없거나 중복투자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들 사업은 이번 감사 지적으로 국비지원이 어려워짐에 따라 사실상 사업 취소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여 파문이 예상된다.

또한 남해군 역시 500억원을 들여 상주·금산 케이블카를 오는 2020년까지, 590억원을 들여 통영 미륵도에서 한산도를 잇는 케이블카 설치사업 역시 입지여건을 충족하지 못함에도 사업을 강행하다 제동이 걸렸었다.

이처럼 일선 지자체들은 통영의 미륵산 케이블카가 성공을 거두면서 환경성과 경제성, 공익성, 기술성, 안전성 등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가 제시한 5가지 가이드라인과 9가지 심사지표를 염두에 두지 않은 채 무조건 케이블카 설치사업만을 앞세우는 바람에 한정된 관광객 분산으로 인한 경제성은 물론 국가예산 낭비까지 초래해 결국 국민의 혈세만 축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은 분명한 셈이 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 9월 강원도 양양군이 재신청한 설악산 케이블카 노선 시범사업이 국립공원위원회에서 ‘탐방로의 훼손 가능성이 높은 곳’이란 이유로 부결된 영향도 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 최근 들어 경쟁적인 무모한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관계기관의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한정된 탑승객을 두고 지자체마다 국민의 혈세로 경쟁적으로 뛰어들 경우 탑승객 분산에 따른 적자 운영은 명약관화한 사실이고, 환경단체의 지적처럼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산사태 등의 엄청난 재앙까지 몰고 올 우려마저 예견,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관계자들의 발상전환이 절실히 요구되고, 나아가서는 귀중한 천혜의 자산을 후세들에게 그대로 물려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싶다.
허평세 (남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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