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처음이 중요하다
6·4 지방선거 처음이 중요하다
  • 최창민
  • 승인 2014.04.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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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민 (경제문화체육부장)
산행 시 처음부터 들머리를 잘 찾아야 순조롭게 원하던 산행을 할 수 있다. 들머리를 잘못 찾게 되면 산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등산로가 아닌 곳은 너덜에다 가시밭 투성이어서 진땀을 뺄 수밖에 노릇이며 자칫하면 사고까지 발생할 수가 있다.

비슷한 예로 비행기도 공항을 이륙할 때 3분은 마의 시간대로 통한다. 실제 지난달 13일 미국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에서 한 여객기가 이륙을 하다가 랜딩기어에 문제가 생겨 여객기가 활주로에 처박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비행기가 중력을 이기고 공중으로 솟구치기 위해서는 수초 만에 시속 300∼400km를 주파해야만 한다. 이때 출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게 되는데 엔진결함이나 정비 불량이 겹치면 사고로 직결된다.

스포츠에 있어 축구경기도 전반시작 5분 동안 특히 조심해야 한다. 종료 5분전도 마찬가지다. 전반 5분의 경우 몸이 풀리기 전에 어정쩡한 상태에서 경기에 임했다가 부상하는 수도 있지만 방심한 나머지 어이없이 골을 허용해 경기 전체를 망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요즘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출마하기위한 예비 입후보자들이 얼굴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각 지자체 단체장과 시·도의원 예비후보들이 도내 곳곳에서 자신의 경력과 치적, 비전을 담은 공약들을 수시로 발표하며 시선 끌기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이른 아침 대로변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기도 하고, 늦은 밤 손님들이 많은 선술집을 방문해 인사하기도 한다. 심지어 교통신호대가 없는 도로에서 수신호를 하며 신호대를 자처하는 후보들도 있다. 어찌됐건 이런 장면들을 목격하고 인사를 나누는 것은 시민들로서 기분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

입후보자들이 국민을 위해 기꺼이 한 몸 바쳐 열심히 일하겠다는 데야 말릴 일이 없지 않겠나. 한편으론 그야말로 민주주의가 살아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벌써부터 우려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진주 사천 양산 등 일부선거구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는 사례가 보도되고 있다.

현직시장의 과거 불법정치자금 수수 건에 대한 정보제공을 대가로 시장선거 입후보 예정자에게 금품을 요구한 것이라든지, 특정후보에게 유리한 출처불명의 여론조사 결과가 지역사회에 나돌았다며 검찰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든지,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 현 군수의 측근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참석자들을 몰래 촬영했다며 상대후보자가 선관위에 신고한 사건이라든지, 선거법 위반 사례와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선거법이 강화되면서 입후보자 본인 말고도 가족, 사무실 관계자도 엄격한 법률의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설사 당선됐다 하더라도 선거법위반사례가 나오면 당선무효가 될 뿐 아니라 법적 처벌까지 받게 된다. 따라서 후보자들의 각별하고 세심한 공명선거가 요구된다. 특히 처음으로 정치에 입문하려는 정치지망생들은 경험부족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선거법을 위반하는 사례도 있다. 식사대접, 금품수수에서부터 선거비용의 초과지출, 선거비용 수입·지출보고서 관련 회계, 선거범죄 등이 모두 위반사례에 해당한다.

6·4 지방선거가 이제 6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전이 막 시작되는 시점이다. 산행에 있어서 들머리를 제대로 찾는 것, 비행기 이륙 시 3분, 축구경기에 있어서 전반 5분이 중요한 것처럼, 선거전도 시작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시작부터 선거법을 위반해 대사를 그르치는 일은 개인적으로도 큰 손실이며 동시에 깨끗하고 투명한 공명선거를 망치는 일이다. 나아가 민주주의를 근본을 흔드는 일이다. 입후보자들뿐만 아니라 국민, 선거관계자들 모두가 방심하지 말고 처음부터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선진적인 사고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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