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인에 위협받는 공무원
악성 민원인에 위협받는 공무원
  • 정원경
  • 승인 2014.05.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폭언·협박에 구타까지…솜방망이 처벌 악순환 반복
최근 창원에서 민원인에게 주민센터 담당 공무원이 흉기에 왼쪽 뺨이 베이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민원담당 공무원들이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창원 뿐 아니라 진주 등 지자체에서도 유사한 일 되풀이 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소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장에서 구타나 사고로 생명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내몰리지만 이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은 미미한 수준이어서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 20일 민원인 A(45)씨가 오후 6시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주민센터에서 담당 공무원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왼쪽 뺨 5cm가량 찰과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체장애 4급인 A씨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이날 술을 마시고 주민센터에 찾아가 “쌀을 더 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자 흉기를 휘둘렀다.

이에 앞서 진주에서도 민원인 B씨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시청과 진주역, 마트 등을 돌며 공무원과 주민들에게 상습적으로 욕설을 하고 악성 민원을 제기하며 행패를 부려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이 확인한 것만 해도 15차례에 이른다.

이처럼 공무원을 향한 일부 악성 민원인들의 폭언과 폭력은 이미 도를 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무마하는 등 미온적인 대처를 하면서 유사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모 주민센터 관계자는 “민원인 10명 가운데 1명은 업무 전체를 마비시킬 정도로 욕설이나 협박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악성민원인의 경우 한차례 문제제기에 그치지 않고 수시로 사무실을 찾아와 문제를 일으키지만 대부분 참고만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사회복지 담당자도 “악질 민원인의 경우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공무원을 상대로 욕설과 협박을 일삼는 경우가 잦다”며 “인격적 모욕감이나 공무원으로서 회의감을 느끼는 것은 물론 때로는 폭언 뿐 아니라 생명을 위협받는 협박 등에 무서울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민원인에게 피해를 줄 때는 경찰을 부르기도 하지만 처벌은 꺼려하고 경고조치를 받는 등 솜방망이 처벌이라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한 공무원은 “고질 민원인들을 만족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상담 중 폭행 등을 당한 직원은 민원인을 대할 때 힘이 든다”며 “이들에 대해 사후관리도 필요하지만 사전적으로 폭력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매뉴얼 마련 등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진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부터 올해 4월 31일까지 진주에서 공무집행 방해로 입건된 사례는 34건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건수는 이보다 많겠지만 신고가 되더라도 경미한 경우 대부분이 처벌을 원치않아 훈방처리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경범죄처벌법 강화로 악질민원인에 대해 60만원 이상의 벌금과 구속으로 강경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