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국가·기업은 도시가 만든다
잘 나가는 국가·기업은 도시가 만든다
  • 연합뉴스
  • 승인 2014.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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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작은 도시 큰 기업’, ‘뜨는 도시 지는 국가’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사는 도시. 도시의 잠재력에 주목한 책들이 잇따라 출간돼 눈길을 끈다.

신간 ‘작은 도시 큰 기업’(알에이치코리아 펴냄)은 스타벅스, 나이키, 구글 등 세계적인 기업을 키워낸 작은 도시들을 직접 찾아 기업을 키워낸 비결을 탐구한 책이다. 저자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책 집필을 위해 지난 1년간 미국, 영국, 스웨덴 등 7개 국가 11개 도시를 방문했다.

저자는 큰 기업을 품은 작은 도시들은 대도시와는 확연히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작은 도시의 시민은 대도시에 목을 매지 않을뿐더러 대도시와 차별화된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가 스타벅스를 키운 미국 시애틀이다. 저자는 스타벅스가 시애틀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커피와 여가문화, 혁신 생태계, 인디 음악, 역사 정체성 등에서 찾는다.

사람들은 ‘비의 도시’라 불리는 시애틀에서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또 에디바우어, 보잉 등 다양한 기업이 거쳐 간 시애틀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혁신문화가 뿌리깊게 자리 잡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지미 핸드릭스나 록그룹 너바나가 시애틀 출신인 데서 보이듯 시내 곳곳에서 문화적 독립정신을 읽을 수 있다.

이런 환경 아래 성장한 스타벅스는 오늘도 ‘성공한 도시인’ 이미지를 팔며 승승장구 중이다. 책은 시애틀뿐만 아니라 나이키 운동화를 만들어낸 미국 포틀랜드, 청빈한 실용주의로 이케아를 탄생시킨 스웨덴 알름훌트, 세라믹·전자기기 제조업체인 교세라의 본거지 일본 교토 등을 다룬다.

저자는 작지만 강한 도시를 탐구하며 한국에는 도시에 기반을 둔 큰 기업이 없다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그는 한국의 도시들이 그들만의 라이프스타일과 정체성을 확립해 세계적인 기업을 키워내길 바란다며 책을 마무리한다.

‘뜨는 도시 지는 국가’(21세기북스 펴냄)는 국가보다 민첩하고 실용적인 단위인 도시가 움직일 때 많은 일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사회학자이자 정치이론가인 벤자민 R. 바버는 전염병, 테러, 기후변화 등 초국경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가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도시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장 오래된 사회제도인 도시는 국가가 제 기능을 못하게 된 영역에서 국가를 우회하고 능가하고 있다. 1997년 180여 개국이 맺은 교토 기후협약은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 반면 207개 도시가 참여한 멕시코시티 협약은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실질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책은 도시 간의 연합인 ‘전 지구적 시장의회’를 궁극적인 대안으로 제시한다. 여기서 시장은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실용주의자다. 시장은 하수관을 고치고, 전철을 운행하는 실질적인 일을 처리하는 것을 주 업무로 한다.

교통, 일자리, 안전 등 도시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간접민주주의와 국가 단위의 통치 때문에 일어난다. 저자는 마이클 블룸버그, 보리스 존슨, 볼프강 슈스터 등 개성 강했던 시장들의 모습도 살펴본다.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 대해 언급한 부분도 눈에 띈다. 조은경·최은정 씨가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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