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중의 시대란?…신간 ‘대중의 계보학’
새로운 대중의 시대란?…신간 ‘대중의 계보학’
  • 연합뉴스
  • 승인 2014.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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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 출전한 한국의 김동성이 미국의 안톤 오노에게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긴다.

분노한 시민들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결집해 페어플레이 정신을 어긴 미국에 강력하게 반발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같은 해 열린 월드컵 길거리 응원전으로 이어졌고, 여중생 2명이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미선이·효순이 사건’으로 급물살을 탄다.

신간 ‘대중의 계보학’은 일련의 사건이 일어난 2002년을 한국에서 새로운 대중의 시대가 시작된 시점으로 본다. 2008년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는 대규모 대중 결집이 정점에 달한 사건일 뿐이다.

저자 김성일은 2002년은 무질서와 폭력, 이성의 마비로 규정되던 대중이 자율적인 질서와 규범을 만들어 집단행동에 나서는 집단으로 처음 인식된 해라고 설명한다. 그는 자신의 박사논문을 확장시킨 이 책을 통해 대중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검토하고, 새롭게 출현한 대중의 성격과 실천의 동학을 규명한다.

책은 모던 보이와 모던 걸 등 근대적 대중이 탄생한 20세기 초부터 근대적 대중이 해체되고 탈근대적 대중이 등장한 현재까지 대중의 다양한 행태를 계보학적으로 살펴본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주역인 ‘참여적 대중’, 위키피디아·다음 아고라 등을 이용해 집단 지성을 발휘하는 ‘영리한 대중’ 등이 다뤄진다.

한국의 대중은 외환위기 후 신자유주의가 사회를 지배하자 생존권 요구를 내걸고 거리로 나온다. 이들은 오노 사건, 길거리 응원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 등을 통해 한국사회의 모순과 억압을 차례차례 드러낸다. 결국 대중은 권력 변화의 키를 쥔 주체가 됐다.

대중 형성의 역사적 과정을 고찰해 대중 연구가 새로운 대안 사회를 기획하는 정치적 프로젝트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매진. 352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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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계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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