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은 수평적 관계가 되어야
우정은 수평적 관계가 되어야
  • 경남일보
  • 승인 2014.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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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사람은 누구나 사랑한 대가를 얻어내기 위해서 자신을 사랑하는 건 아니다. 그것은 다만 자연의 이치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약 이와 똑같은 감정을 우정에 적용한다면 마치 오래 될수록 더 좋아지는 포도주처럼 진정한 친구로서의 아름다운 우정은 지속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은 서로 다르고 각자의 관심도 의지도 모두 다르다. 선한 사람들이 악한 사람들의 친구가 될 수 없고, 악한 사람들이 선한 사람들의 친구가 될 수 없는 까닭도 성격과 취향에서 생각할 수 있는 현격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우정이란 친한 사람끼리 공동의 성향으로 인해 서로 끌리고 서로 결합해서 대등한 자리에서 수평적 관계로 이루어지는 특수한 사랑이면서도 서로의 독립성을 존중하고 유지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똑 같이 동등한 관계이기 때문에 서로 허물없이 대할 수 있어야 하고, 서로 허물없이 대하는 것이 우정의 가장 좋은 점이기도 하다. 서로 맑고 밝으면서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숨기지 않고 어려워하지 않고 안심과 신뢰 속에 대하는 것이 친구 사이에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무릇 우정에는 어떤 공명 공감과 호의와 감수성도 필요하지만, 진실과 성실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과장하거나 꾸민다면 우정의 성립은 힘들다. 물론 지위나 교육의 차이로 어느 한쪽이 열등의식에 사로잡혀 지나취게 위축감을 느낄 때도 독립성의 원리와 동등성의 원리가 깨어지기 쉽기 때문에 우정의 지속은 힘들 수밖에 없다. 또한 누구나 많은 사람을 만난다고 해서 친구가 되고 우정이 되는 것도 아니다. 우정이 성립 하려면 서로 호의를 주고받는 관계로 미덕 또한 존재해야만 한다. 사랑이 성립하려면 서로 연정을 느껴야 하듯 서로 간에 호의와 진실성이 없다면 우정은 성립할 수 없다.

무릇 우정을 느낀다는 것은 서로 호의를 가져야 하기 때문에 서로 마음과 마음이 통해야만 한다. 우정이란 서로 뜻이 통하는 것으로서 어떤 공명 공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니 서로 마음이 통한다고 해서 꼭 호의를 느낀다는 것은 아니다. 내 마음을 네가 알아주고 네 마음을 내가 알아줄 때 우정의 아름다운 꽃이 필수 있다는 뜻이다. 우정은 인생의 만남이요 선택으로서 서로가 호의를 갖는다는 것은 상대방의 개성에 호감과 매력을 느끼는 것이기도 하지만, 참으로 좋은 우정이란 인격형성과 자아발전과 정신향상에 목표를 두어 상호 발전에 힘쓰는 것이다.

서로 격려하고 서로 충고하여 자아의 인격완성(人格完成)을 위해서 힘쓸 때 우정은 깊은 의미와 가치를 갖게 된다. 그러한 우정이라면 인간의 본성에 기인하여 서로가 존경할 수 있다. 만날 때 마다 선의의 격려를 주고받고, 좋은 자극을 서로 나누고, 향상과 분투노력에 박차를 가하는 우정이라야 진정한 우정이기도 하다. 즉 생산적 우정, 창조적 우정을 갖도록 힘써야 한다. 그러한 우정만이 참으로 축복받은 우정이며, 행복한 우정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우정의 아름다움에 참여할 수는 없겠지만,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높은 차원의 우정을 지향해 나가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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