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여! 실패 그 자체에서 배우자
청년들이여! 실패 그 자체에서 배우자
  • 경남일보
  • 승인 2014.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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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호 (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학장)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성공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끝까지 온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토머스 에디슨(Thomas Alva Edison)의 명언입니다. 하지만 이 좋은 말에 비해서 사람들은 실제로는 실패에서 배우려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떻게든 성공의 요인이나 결과 그 자체를 토대로 배우려 하지, 실패의 사례를 거울 삼아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베스트셀러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 일색입니다.

하지만 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 중에는 실패 그 자체에서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데, 일본의 ‘실패학’ 창시자인 하타무라 요타로(畑村洋太郞) 도쿄대 명예교수입니다. 이 연구의 계기는 도쿄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성공 사례를 말하면 재미없어 하지만 실패 사례를 말하면 눈빛이 다르다는 점에서 착안해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실패를 ‘필요한 실패’와 ‘있어서는 안 될 실패’로 구분했습니다. 여기서 ‘필요한 실패’란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것이고, 반면 ‘있어서는 안 될 실패’는 알면서도 반복되는 실패를 말하였습니다. 그는 실패에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 그것을 ‘자기 파괴적 습관’이라고 부르고 7가지를 예로 들었습니다. 현실을 부정하고, 오만하며, 타성에 젖어 있으며, 핵심역량 또는 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눈앞 경쟁만 보는 근시안이며, 규모에 대한 집착이 크며, 구성원들의 텃세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습관은 실패하는 곳에는 항상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실패를 한다는 것이고, 실패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였으며, 또한 사람들은 남의 실패담을 통해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홈런왕 베이브 루스(Babe Ruth)의 실패도 유명합니다. 원래 투수였던 그는 왼손투수로서 20승도 올렸지만, 매일 경기에 나가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타자로 전향하였고, 그후 그는 최고의 기록을 세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3할 4푼의 타율과 6할 9푼의 장타율, 2217타점의 대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홈런에서는 714개를 기록하였지만, 이러한 대기록과 함께 항상 같이 인용되는 다른 대기록이 또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3진 아웃 횟수이며, 1330번의 삼진을 당했습니다. 이 숫자는 홈런의 두 배 정도에 해당합니다. 그 이유는 홈런을 위해서 강하게 휘둘렀기 때문입니다. 그가 삼진이 두려워서 천천히 휘둘렀다면 그는 결코 홈런왕이라는 타이틀을 갖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도 야구계의 전설로 남아 있는 이유는 경이로운 기록과 함께 그만큼 많은 실패를 맛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무엇을 하든, 어떤 활동을 하든 반드시 실패가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이때 실패의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실패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여야 합니다.

일류의 투자회사 중엔 의사결정을 할 때 조직 내에 ‘악마의 변호인(Devil’s advocate)’을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악마의 변호인이란 일부러 반대 견해를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특정 주제에 대해 반대 논리를 설파하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모두가 찬성할 때 반대 논리로 꼬투리를 잡고 늘어지는 역할을 합니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잘못된 결정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은 투자를 승리하는 게임이 아니라 실패하지 않는 게임으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청년들이여!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무수히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따라 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실패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선배들의 실패를 정리하고 다가올 위험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조건 따라 하지 말고 자신의 능력으로 스스로 결정하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황진호 (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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