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유등작가 최진식·황연태·백성귀·허동녕씨 비지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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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진주의 일 아닙니꺼. 평생 유등(燈) 만들며 살고 싶습니다.”
지난 10일 오후 진주시 신안동 음악분수대 옆 유등 제작 현장. 이곳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유등작가(조형기술자) 최진식(66)·황연태(58)·백성귀(51)·허동녕(44)씨는 진주사람이다. 이들은 적게는 3년차부터 많게는 9년차까지 매년 이곳 이 시간에 한 가지일 유등만 생각하는 유등 조형기술자다.
“이렇게 해야 된다. 형님 이렇게 하면 안됩니다. 작품을 작품으로만 봐야지예.” 투덜투덜 서로 의견을 내면서도 금방 서로를 인정하고 “아니 형님 말이 맞네요.”라며 웃음 짓는다.
이들은 매년 유등제작을 위해 3월에 모여서 11월에 축제와 함께 마무리 한다. 제각기 다른 일을 하다가 이 시기가 되면 또 뭉친다.
유등 만드는 일이 즐겁고 이젠 천직이된 4명의 유등조형기술자들이다.
이중 맏형 진식씨는 과거 직물공장 CEO였다. IMF때 그만두고,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지난 2006년 유등 제작을 시작했다. 원래 전공이 용접·선반이기에 등(燈) 제작은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은 제작 현장 총괄 반장이면서, 맏형으로 직원들을 격려하고 보살핀다. 꼼꼼한 성격에 정리 정돈을 잘하는 살림꾼이다.
둘째 연태씨는 지하수 개발 사업을 하다가 지난 2012년도에 이 일을 시작했다. 유등작가로서는 4명중 막내가 되는 셈이다. 늦게 시작한 만큼 늘 열심이다. 넉넉한 성품에 온화한 성격으로 현장의 허리 역할을 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셋째 성귀씨는 영업·서비스직에 종사하다가 지난 2008년에 유등제작을 시작한 6년차 조형기술자다. 말이 없고 늘 자기일만 묵묵하게 하는, 하지만 늘 자신보다 남을 배려 할 줄 아는 의리파 진주남자라고 한다.
막내 동녕씨는 아직 총각이다. 유등과 결혼 했다며 넋두리를 늘어놓는 그는 조형기술자이면서 전기 기술자다. 유등축제에 전시되는 1500여개의 중·대형 등의 전기를 책임지고 있다. 늘 긍정적 마인드에 일을 아주 꼼꼼하게 잘한다. 벌써 7년차, 강산이 한번 변할 만큼 유등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 4명의 기술자들은 자신들이 태어나 살고 있는 고향 진주를 위해 진주남강 유등축제 유등 제작을 책임지고 있다.
“늘 새로운 것, 이야기가 있는 등제작을 위해 고민한다”고 입모아 말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변화하고 발전해갈 진주유등축제의 미래를 볼 수 있다.
석장호 진주남강유등축제 사무국장은 “정말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다. 늘 미안하고 제대로 된 보상을 해 줄 수 없어 안타깝다. 하지만 이분들의 늘 긍정적이고 헌식적인 모습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편 진주시 신안동 소재 유등제작소에서는 지난 3월 20일부터 남·여 시민 10여명이 참여해 진주남강유등축제 유등제작을 펼치고 있다.
대한민국 명예 대표축제로 선정된 2014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오는 10월 1일부터 12일까지 12일동안 천년고도 진주 진주성 및 남강일원에서 개최된다.
강민중기자 ju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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