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후 나라이름을 생각하며
통일 후 나라이름을 생각하며
  • 경남일보
  • 승인 2014.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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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영(반성중학교 교장)
나라이름에 대의명분은 필수적이다. 견훤은 백제 한을 갚겠다고 후백제, 궁예는 후고구려로 하고 왕건은 고구려를 이어 가겠다고 고려라 하였다.

고려 말은 원나라 부마국이라 원조정의 권력 향방에 따라 고려왕은 폐위와 복위를 반복하였고, 홍건적의 약탈, 명나라 건국 등으로 어수선한 시대였다. 마침내 위화도 회군으로 역성혁명을 이룩한 이성계는 주원장에게 화령과 조선이라는 국호를 보내 결정해 달라고 한다. 이에 주원장은 이미 알려져 있던 조선으로 허락하였다. 조선이라는 국명은 ‘삼국지 위지’ 등에서 기원전 3세기 이후로 기록되어 있다.

1897년 10월 11일, 고종은 삼한을 잇겠다고 대한제국이라 선포하였다. 고종은 우리나라는 삼한의 땅으로 국초에 천명을 받고 하나의 나라로 통합되었는데 여전히 각국의 문서에서 조선이라 하지 않고 한(韓)이라고 불러지고 있어 대한으로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삼한이 한반도 남부에만 있었다면 당시 압록강까지 경계를 가진 조선이 한반도 북부를 포기하고 그 반 토막인 남부만을 계승하겠다고 대한이라 선포하였을까.

삼한의 유래는 무엇인가? 삼한은 삼국시대 이전에 한반도 남부에 자리 잡고 있던 마한·진한·변한으로 마·진·변(馬·辰·弁)은 지역이나 사람의 이름이며 한(韓)은 뿌리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한의 근원을 중국 고서의 기록을 통하여 밝혀내는 소설책에서 한대의 최고 저작으로 꼽히는 후한(後漢)의 학자 왕부가 쓴 ‘잠부론’의 ‘씨성 편’에 ‘한후(韓侯)는 연나라 부근에 있었다. 차츰 한(韓)의 서쪽에서도 한씨 성을 갖게 되었는데 그 후예는 위만에게 망하여 바다를 건너갔다’고 기록하고 있다. 고조선이 위만에게 망하자 한후의 후손이고 성이 한씨인 준왕은 황해를 건너 한반도 남부로 가서 마한·진한·변한이라는 국호를 썼다. 즉 한후의 한이 한반도 남부에서 되살아난 것이다.

오늘날 국호는 대한민국이며 한국으로 불린다. 우리 민족이 있는 곳에는 한이라는 글자가 따라 다닌다. 한민족, 한반도…, 특히 안중근 의사의 유묵에서 ‘大韓國人 安重根 書’로 서명하고 약지 손가락이 단지된 왼손바닥으로 인을 찍었다.

한국인이라 하면서 왜 한국인이며 언제부터 한국으로 불렀는지 그 한의 정체성에 대하여 제대로 알고 사용하고 있을까. 학생이 한(韓)의 유래를 묻는다면….

우리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이다. 통일로써 대박이 되는 기대를 갖고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 유구한 역사에 찬란한 문화와 천만 명 이상이 세계 곳곳에서 한민족의 우수성을 발휘하고 있어 통일의 그날이 멀지 않다.

독일은 서독과 동독으로 분리되었다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옛 이름을 찾았다. 60여년을 휴전선으로 가로막힌 한반도의 통일사업은 가능한 것부터 풀어 나가야 할 것이다. 한민족의 열망을 모아 통일 후의 국호를 공모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안명영(반성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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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 2014-11-24 14:03:40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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